실직 경험 배달 라이더 10명 중 7명 “나 돌아갈래”
유입 사유 1위 ‘실직과 구조조정’
“복귀 수요 커 일자리 매칭 필요성”
실직한 경험이 있는 배달 라이더 10명 중 7명은 이전 일자리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용 안정성을 위해 플랫폼 종사자의 특성에 맞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다.
2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플랫폼 노동 확대에 대응한 산업인력정책 과제’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폐업과 구조조정 등으로 실직을 겪고 일거리를 찾다가 플랫폼에 진입한 비중이 3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득이 적어서’(22.0%), ‘업무 강도가 세서’(18.1%), ‘근무 시간이 길고 경직적이라서’(12.6%) 등이 주된 이직 사유였다. 이번 조사는 전업 배달 라이더 202명을 대상으로 했다.
배달 라이더가 되기 전 근무했던 직종은 판매영업직(37.0%), 음식 서비스(17.3%), 일반 사무직(13.4%), 생산 기능직(9.5%)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로 음식 서비스업, 도소매업이 직격탄을 맞은 점을 고려할 때 플랫폼은 실직자들에게 대안적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주당 평균 57시간 일하고 월평균 256만원의 실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을 통해 얻는 총소득은 월 354만원으로 2021년 임금근로자 평균소득(333만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장비 임차·보험료 등 매달 소요되는 경비가 100여만원에 달했다.
산업연구원은 플랫폼을 징검다리 일자리로 활용할 경우 고용 안정성과 노동시장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플랫폼 노동을 오래할수록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플랫폼 노동은 특정 업무를 반복해 기술 습득이 어렵고, 배달과 같은 육체노동 중심의 플랫폼 환경에서는 자발적인 역량 개발 인센티브도 매우 낮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플랫폼 노동자를 산업인력의 한 축으로 보고 일자리 이동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실직을 경험한 플랫폼 종사자의 72%가 이전 일자리로 돌아가겠다고 응답했다.
전통적인 산업 일자리로 복귀를 원하는 배달 라이더의 46%는 구인·구직 정보 제공, 빈 일자리 발굴과 매칭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민순홍 산업연구원 산업혁신정책실 부연구위원은 “경력 경로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일자리 매칭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이동 가능한 산업 일자리에 도약장려금 같은 소득 보전 프로그램 도입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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