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카호우카 댐 이어 자포리자 원전도 파괴할까...커지는 ‘핵 재앙’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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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고의로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 6기 가운데 4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원전 냉각수를 공급하는 원전 인근 저수지 주변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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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고의로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해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 확보 문제가 떠오르기도 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대기 중 위험 물질 배출을 유발할 수 있는 원전 부분 폭발을 일으킬 기술적 준비가 돼 있다"며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러시아의 핵 위협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인근의 드니프로강 동안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단일 원전으로는 유럽 최대 규모다.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러시아에 점령됐다. 이후 일대에서 포격과 군사 활동이 끊이지 않으면서 사고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드니프로 강 하류에 있는 카호우카댐이 폭발로 파괴되고 원전 냉각수를 제공하는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사고 위험이 더욱 커졌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6기 모두 가동이 중단됐지만, 핵연료봉 등 방사성 물질은 계속 냉각되는 등 관리를 받아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도 경고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 6기 가운데 4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원전 냉각수를 공급하는 원전 인근 저수지 주변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주장했다.
군 정보국은 또한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는 자포리자 원전의 러시아 감독관 3명이 최근 대피했으며, 원전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 직원들은 오는 5일까지 떠나라고 통보받는 등 현장 상황이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점령 중이지만 발전소 운영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다. 정보국은 또한 보고서에서 현장에 남은 직원들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 측 소행이라고 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파괴한 뒤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위장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카호우카 댐이 전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카호우카 댐을 파괴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뒤집어씌울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다수 국가는 러시아의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지 않더라도 사고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냉각수 부족 문제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와 원전 전문가들은 원자로가 충분히 냉각되지 않으면 원자로가 과열돼 핵연료봉 다발이 녹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하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중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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