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총리, 집권 연장·세습 위한 총선 선거운동 시동
38년 장기 집권해온 훈센 총리(70·사진)의 집권 연장과 2대 권력 세습의 장이 될 캄보디아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1일 시작됐다.
2일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오는 23일 실시될 총선에서는 125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여당 캄보디아인민당(CPP)을 비롯해 18개 정당이 후보를 냈다. 훈센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캄보디아가 평화, 독립, 단결성,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에서 발전하는 것을 이미 목격한 동포들이 CPP와 내가 7번째로 나라를 이끄는 데 표를 던지리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2021년 장남 훈 마넷(45)을 후임자로 점찍고, 자신이 2028년까지 5년 더 총리로 집권한 뒤 장남이 총리 자리를 계승하길 바란다며 명시적 지지를 이어왔다. CPP는 2018년 총선에서 의석 125석을 독점한 뒤 만장일치로 훈 마넷을 차기 총리 후보로 선출한 바 있다. 훈 마넷은 1999년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국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뒤 2008년 영국 브리스톨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2018년부터 훈센의 정치적 핵심 집단인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캄보디아왕립 육군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훈센 총리는 집권 연장을 위한 사전 작업도 속속 완료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훈센 반대파인 캄보디아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했다. CP는 2017년 11월 해산된 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 출신들이 만들었다.국회는 지난주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의 선거 출마를 금지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한편 훈센 총리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콘텐츠 감독위원회가 인권 침해와 정치적 탄압을 감안해 자신의 계정을 6개월 이상 정지시키고 지난 1월 게시된 영상을 삭제하라고 권고하자 페이스북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2일엔 페이스북 직원들의 체류를 제한하겠다고 맞대응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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