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에너지 비밀 밝힐 망원경 ‘유클리드’ 발사 성공
그간 미지의 영역에 있던 우주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관찰할 수 있는 우주망원경 ‘유클리드’가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유럽우주국(ESA) 유럽우주운영센터(ESOC)는 이륙 후 57분이 지나 유클리드로부터 성공적으로 신호를 수신했다. 유클리드는 4주가량 더 비행해 지구와 태양이 중력 균형을 이루는 약 160만㎞(지구와 달 거리의 약 4배) 지점의 제2 라그랑주점(L2) 궤도에 진입한 뒤 7개월간의 시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의 이름을 딴 유클리드는 높이 4.7m, 폭 3.5m 규모 우주망원경으로, ESA는 제작과 운영 등에 14억유로(약 2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망원경은 ‘가시광선 관측기’(VIS)와 ‘근적외선 분광계·광도계’(NISP)를 활용해 2029년까지 최대 20억개의 은하를 관측하고, 사상 최대의 3D 우주 지도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유클리드는 우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관찰해 우주가 어떻게 팽창했으며, 어떻게 현재의 구조를 형성했는지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학자들은 우주에 일반적인 물질은 5% 정도밖에 없으며 25%가량은 암흑물질, 70%는 암흑에너지로 구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관측장비로는 이 같은 암흑물질을 직접 포착할 수 없었다. 유클리드는 암흑물질의 중력장으로 인해 은하의 가시적인 형태에 왜곡이 발생하는 ‘중력 렌즈’ 효과를 측정해 암흑물질의 분포를 입체적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ESA의 과학 책임자 캐럴 문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이해하려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본질을 밝히고 이들이 우주를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야 한다”며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풀기 위해 유클리드는 은하계 밖 하늘에 대한 가장 상세한 지도를 전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클리드가 찍은 첫 번째 이미지는 오는 10월 공개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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