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도 낚였다?"…美사회 흔든 '게이 커플 청첩장' 사건은 허구?

로리 스미스(오른쪽)[AP=연합뉴스 자료사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게이 커플의 청첩장 주문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미국 대법원이 판결해 큰 논란이 된 사건이 애초부터 조작된 사건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로리 스미스라는 여성 웹디자이너가 게이 커플의 청첩장 주문을 거부하겠다며 콜로라도 주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해 스미스의 손을 들어줬다.

스미스는 2016년 자신이 '스튜어트와 마이크'라는 이름의 남성 커플로부터 "다음달 초 결혼할 예정인데, 웨딩 웹사이트, 청첩장 등의 디자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에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 커플의 주문을 거부하겠다는 문구를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표시하겠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콜로라도 주(州)법은 성적 지향, 인종 등을 이유로 하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송을 건 것이다.

보수 대법관 우위인 대법원은 스미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콜로라도 주법이 수정헌법 1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6대 3으로 스미스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판결로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다는 판례가 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 어떤 사람도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만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대법원의 이날 결정이 미국의 성소수자에 대한 더 많은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에 소송의 발단이 된 '스튜어트와 마이크'라는 게이 커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매체인 '뉴 리퍼블릭'은 소장에 등장하는 '스튜어트'라는 인물에게 접촉했더니 그는 스미스에게 주문을 낸 적이 없으며, 심지어 자신은 게이가 아니라 한 여성과 15년째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스튜어트는 지금까지 어떤 언론으로부터도 관련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튜어트는 워싱턴포스트(WP)에 "그간 성소수자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오긴 했다.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측에서는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스미스 측 변호사는 스튜어트와 마이크라는 게이 커플의 요청이 인터넷으로 접수된 것이라는 점에서 일부러 논란을 불러일으키려는 '낚시'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