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정보 공개 투명하게”… 온라인 중고차시장 ‘쾌속 질주’
오토플러스, 260개 항목 ‘핀셋 점검’
라이브 방송으로 1대1 차량 소개도
케이카, 비대면 판매 비중 절반 넘어
헤이딜러, 누적 거래액 10조원 돌파
하반기 진출 현대차, 원스톱판매 채비
기아 “타보고 구매” 구독체제 운영도
지난달 22일 인천 청라지구에 있는 자동차 유통·관리 기업 오토플러스의 직영 정비 공장 ATC. 공장에 도착한 차량들이 비콘(위치 감지 센서)을 장착한 채 질서정연하게 차량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정비사들은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휠 내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 상태를 태블릿에 입력했다. 얼핏 보면 조용한 완성차 생산라인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중고차를 정비해 상품화하기 위한 공장이다.
하반기 대기업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오토플러스는 상품화된 중고차를 온라인 직영판매 브랜드 리본카를 통해 비대면으로 판매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차량의 진단결과 보고서를 보고, 궁금한 점은 라이브 방송으로 연결해 1대1로 직접 확인하는 방식이다. 구매 차량을 받아 운행거리 800㎞ 이내라면 8일 안에 위약금 없이 환불이 가능하다.
이정환 오토플러스 대표이사는 “라이브 방송으로 차량 상태와 기능을 보고 들을 수 있고, 방송으로 나타낼 수 없는 냄새는 전문가의 확인을 거쳐 등급을 공개한다”며 “전체 구매자 중 환불까지 이어진 경우는 1%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주요 중고차 거래 업체의 온라인 판매는 시행 단계를 넘어 대세로 굳어지는 추세다.
케이카는 온라인 구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의 판매 비중이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뒤 올해 1분기에는 전체 판매의 56.9%를 차지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 5000만원 이상 고가 차량의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3% 증가했다.
엔카닷컴은 비대면 구매 서비스인 ‘엔카홈서비스’의 신청대수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엔카가 확인한 무사고 차량을 딜러 대면 없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7일 책임환불제와 탁송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중고차의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온라인 구매가 확산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임박하며 업체들이 소비자 신뢰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면 거래는 딜러 개인의 재량에 따라 판매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비대면 거래는 차량 정보를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같은 조건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중고차 판매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모바일 앱 기반의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을 운영할 계획이다. 상품을 직접 보고 싶은 고객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대규모 전시장과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도 순차적으로 구축한다.
기아는 인증중고차 판매와 함께 기존 구독서비스와 인증중고차 사업을 연계한 중고차 구독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고객이 최장 한 달 동안 차량을 체험해 본 후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구독 후구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지난달 29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승용 중고차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본업인 렌탈·리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진출하며 중고차와 관련된 판매, 서비스, 금융까지 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며 “중고차 시장의 규모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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