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발언 논란, FA컵 연장 승부 혈투도 막지 못한 울산 현대의 막강함…승격팀 돌풍 주인공 광주에 1-0 승리하며 승점 50점 고지

박효재 기자 2023. 7. 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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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이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 중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격팀 돌풍의 주인공 광주FC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리그 1강 독주 체제가 어떻게 가능한지 여실히 보여줬다.

울산은 자주 오지 않는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여지 없이 골로 연결해 결국 승리를 거뒀다. 주축 선수들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 FA컵 혈투로 인한 체력적인 열세도 울산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울산은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2023시즌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박용우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 승리를 거뒀다. 리그 선두 울산은 이날 승리로 벌써 승점 50점을 쌓았다. K리그1 20라운드 기준 역대 최다 승점 타이 기록이다. 울산은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선제골을 넣은 13경기에서 12승 1무로 한 번도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는 진기록도 남겼다. 반면 광주는 이날 패배로 승점을 28점 쌓는 데 그쳐 7위에 머물러 챔피언십 라운드 진입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울산으로서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전이었다. 광주는 직전 19라운드 전북 현대전 2-0 승리를 포함해 최근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으며 상승세를 탔다. 4승 2무로 승점도 14점이나 쌓았다. 광주는 이정효 감독이 6월 한 달 무패(3승 1무)를 기록하며 K리그 이달의 감독상까지 받으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울산은 체력전 양상도 걱정해야만 했다. 지난달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날씨가 더운데 FA컵 경기를 치른 선수 일부가 몇 명 나와야 한다”면서 중요한 승부처에서 교체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홍 감독은 FA컵 8강전 연장까지 120분을 모두 소화한 센터백 정승현,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 등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했다.

양 팀 모두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에 빠른 공수전환을 앞세워 중원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비슷했지만, 광주가 공격 과정에서 유효슈팅으로 이어지는 위협적인 장면을 더 많이 만들어냈다.

K리그1 울산 현대의 박용우(왼쪽)가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리그 20라운드 광주FC와 경기에서 헤더로 선취골을 넣은 뒤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다소 밀리던 울산은 후반 들어 세트피스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꿨다.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명재가 띄운 공을 박용우가 그대로 헤더로 내리찍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최근 인종차별 발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들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박용우는 최근 논란에 사죄하듯 이날 원정 응원을 온 팬들 앞에서 양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이후 광주는 페널티킥으로 기회를 잡을 것처럼 보였다. 문전 쇄도하던 아사니가 박스 근처에서 울산 이청용의 발에 밟혔다. 처음에는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이후 프리킥으로 정정됐다. 후반 29분 아사니가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울산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광주는 후반 42분 공격수 이건희를 비롯해 3명을 동시 투입하며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울산의 촘촘한 수비와 조현우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준비한 대로 완전히 통제한 경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선제골을 내주지 않고, 볼을 잡으면 급하지 않게 사이드로 돌린 뒤 반대 방향으로 전환해서 상대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하는 전략이 먹혔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뽑힌 박용우는 그동안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라도 절대로 그런(인종차별)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골을 넣은 직후 행동에 대해서는 “그동안 팀에 피해를 준 것 같아 팬분들에게 죄송했고, 보답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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