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룸에 명품백"… 외신도 지적한 K-청혼문화, 대전서도 성행

유가인 기자 2023. 7. 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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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호텔에서 명품이나 값비싼 결혼반지 등을 선물하는 고액 프러포즈 문화가 대전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내년 봄 예식을 준비 중인 신모(28·유성구 원신흥동) 씨는 "요즘 SNS상에서 고액 프러포즈 등의 문화가 유행이라 안 할 수 없다"며 "성과금이랑 여윳돈을 빼서 프러포즈를 준비 중인데, 대전지역 백화점에 있는 명품 브랜드 중 D사의 핸드백과 호텔 예약비 등을 마련하면 최소 600만 원 이상 들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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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호텔 프러포즈 목적 방문 수요↑, SNS 해시태그는 3만 9000개 달해…
"과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금전 부담 증가로 결혼 인식 악영향" 우려
사진=인스타그램 '대전프로포즈' 해시태그 갈무리

고급 호텔에서 명품이나 값비싼 결혼반지 등을 선물하는 고액 프러포즈 문화가 대전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 '대전프로포즈' 해시태그는 3만 9000개에 달하고 있다. 특히 충청권 유일의 5성급 호텔 '호텔 오노마'가 대전에 위치, 관련 문의와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오노마 관계자는 "프러포즈 목적을 사전에 알리고 예약하는 건수가 주말 4-5건 정도 된다. 매달 20건을 넘는 셈"이라며 "프러포즈 준비를 위해 체크인을 빨리할 수 있는지 묻는 경우도 많고, 프로모션 문의도 있었다. 수요가 높다 보니 호텔 자체적으로 로맨틱 패키지 구상 얘기도 나왔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고가의 청혼 반지를 포함해 명품을 선물하는 한국의 프러포즈 문화를 조명했다. 혼인율과 출산율은 세계 꼴찌 수준인 반면 프러포즈 이벤트에 수백만 원을 쓰는 것을 지적한 것. 이런 문화가 확산한 이유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WSJ는 코로나19로 여행이나 사람이 많은 곳을 방문하는 것이 제한되면서 호텔에서 청혼하는 문화가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프러포즈 유행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값비싼 호텔의 숙박비와 명품, 결혼반지 등을 준비하려면 수백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내년 봄 예식을 준비 중인 신모(28·유성구 원신흥동) 씨는 "요즘 SNS상에서 고액 프러포즈 등의 문화가 유행이라 안 할 수 없다"며 "성과금이랑 여윳돈을 빼서 프러포즈를 준비 중인데, 대전지역 백화점에 있는 명품 브랜드 중 D사의 핸드백과 호텔 예약비 등을 마련하면 최소 600만 원 이상 들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서구 도안동에 거주하는 김모(32) 씨는 "지난 5월 결혼식을 올렸는데 결혼이라는 이벤트 자체가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생애 한 번뿐인 날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SNS에 자랑하는 등 과시하는 분위기가 결혼에 대한 인식을 부담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인생에 한 번 뿐인 순간을 특별하게 보내려는 이들의 마음이 투영돼 있다.

호텔 프러포즈를 받아 본 이모(20대) 씨는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이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좋은 곳에서 받아보니 평생 기억 남을 것 같다"며 "생일이나 기념일처럼 자주 있는 일도 아니어서 더 특별했다. 미래를 약속한 사람과 좋은 추억이 생겼으니 그 부분에서 가치 있다"고 말했다.

조수현 목원대 항공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에 소비하는 것이 요즘 추세"라며 "코로나19로 유행했던 호캉스도 마찬가지다. 무리한 비용을 잦은 빈도로 소비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평생 한 번뿐인 특별한 날 좋은 호텔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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