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가 주는 함의

전용기 2023. 7. 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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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독도입니다(This is Dokdo island)."

그해 12월 12일 한일 통화스와프는 13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4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각각 확대됐다.

8년 만의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는 그동안 양국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일 통화스와프의 규모보다 8년 만의 재개에 의미를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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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가 주는 함의

"이것이 독도입니다(This is Dokdo island)."

"저것인가요? 나도 압니다(Is that? I know)."

2008년 8월 6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로 향하던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보며 1층과 2층 계단 사이 벽에 걸린 한반도 지도에서 독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때마침 청와대 풀 기자로 두 정상을 뒤따라가던 필자는 그 장면을 목격했지만 사실, 자세한 대화 내용은 듣지 못했다. 미국 지명위원회의 독도 명칭 변경을 놓고 한·미·일 간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된 지 불과 일주일도 안 됐을 때였다. 정상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동행했던 방송·영상 담당기자를 찾아갔다. 양해를 구하고 녹취를 다시 확인한 끝에 두 정상의 대화를 복원할 수 있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지역(Undesignated Sovereignty)'으로 표기 변경한 것을 다시 '한국(South Korea)' 또는 '공해(Oceans)'로 원상회복하도록 지시했다. 일본이 지속적인 로비로 미국 내 관련 전문가들을 움직여 이뤄낸 독도 명칭 변경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든 셈이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개인적인 깊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출범 당시 한국 참여를 앞장서 지지했다. 2010년 제5차 G20 정상회의와 2012년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 한국 개최도 부시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두 정상 간의 신뢰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지난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다. 미국 금융시스템 부실이 신흥국으로 옮겨가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했다. 그해 10월 30일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자 원·달러 환율은 하루 동안 177원이나 하락, 1250원으로 내려앉았다. 미국이 움직이자 일본과 중국도 뒤늦게 통화스와프 확대에 동참했다. 그해 12월 12일 한일 통화스와프는 13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4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각각 확대됐다. 더 이상의 외환위기는 없다며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말 체결된 한일 간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역시 한일 두 정상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8년 만의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는 그동안 양국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일 셔틀외교와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은 국제경제 무대에서 일본이라는 우군을 다시 확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IGE) 명예이사장은 입버릇처럼 '외교는 지구촌 유지클럽에 들어가는 것이고, 그 안에서 발언권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구촌 유지클럽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발언권을 키우기 위해선 주요국 정상과의 신뢰는 필수다. 그래야 안보는 물론 경제 울타리가 튼튼해질 수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의 규모보다 8년 만의 재개에 의미를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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