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수도권 택지 전용 59㎡형 1채당 1.7억 벌어… SH의 2배

LH 1.7억 벌어

<자료=S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전용 59㎡형 기준으로 아파트 1채당 1억7000만원의 이익을 올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이익은 1채당 7200만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4800만원, 인천도시공사(iH)는 3500만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LH의 이익이 다른 주택관련 공기업에 비해 최고 5배에 달하는 것이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분양원가 공개 요구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주택도시공사 SH도시연구원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위례, 수서, 과천 등 수도권에 공급한 7개 단지에서 평균 35.8%의 분양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전용면적 59㎡형 기준 호당 분양이익은 1억7000만원으로, SH공사(7200만원) 대비 배 이상 많았다.

수도권 택지를 개발하는 주택 관련 공기업 중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곳은 SH가 유일하다. SH도시연구원은 기관에서 공개한 택지조성원가와 국토부가 발표하는 기본형건축비 등을 통해 LH와 GH, iH의 분양원가를 추정했다.

LH는 호당 3억1290만원을 들여 지은 주택을 4억8700만원에 분양해 가장 높은 수익을 남겼다. 이어 SH공사가 원가 2억9850만원 주택을 3억7000만원에 분양해 호당 7200만원을 벌었고 iH는 원가 2억4700만원, 분양가 2억9500만원, GH는 원가 2억5300만원, 분양가 2억8900만원으로 각각 호당 4800만원과 3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각 공기업의 분양 이익률은 LH가 35.8%, SH공사 19.4%, iH 16.5%, GH 12.4%로 집계됐다.

이들 공기업의 분양이익은 민간기업 주택분야의 영업이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주택건축분야에서 6조359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372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8%에 그쳤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건축사업부문 영업이익률도 각각 9.4%와 4.6%에 불과했다.

다만 공기업의 경우 택지 조성을 위한 수용 절차부터 개발, 건설 등을 모두 직접 담당하는 자체사업인 만큼 택지매입이나 단순 시공만을 담당하는 민간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민간 건설사 역시 자체로 확보한 부지에서 아파트 사업을 벌일 경우 훨씬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LH는 전체 수입의 대부분을 택지개발과 신도시개발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LH 수입 및 지출계획서를 보면 택지개발에서 7992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 지출(2896억원)의 3배 수준이다. 신도시개발에는 3조8337억원을 지출하고 7조1392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로 주택 공급의 수익률 추정이 가능해지면서 건설기업에 대한 분양원가 공개 요구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인건비와 원자재값 인상 등을 이유로 분양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성희 SH도시연구원 원장은 "공공기관으로서 시민의 알권리 보장과 투명경영을 위해서 실제 분양원가의 공개와 후분양제 확대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