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권리 시범사업 두 달… “온라인 글 지워주세요”… 15세 신청 ‘최다’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 현황
개인정보위, 두 달 간 3488건 접수
유튜브·페북·네이버 順 요청 많아

A씨는 몇 년 전 좋아하는 가수의 굿즈(상품) 구매를 위해 팬 카페에 본인의 전화번호를 남겼는데 이 게시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카페를 탈퇴해 게시물 삭제 권한이 없어 애가 탄다. B씨는 초등학생 시절 유튜브에 자신의 얼굴과 집 내부가 담긴 동영상을 게시했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친구들의 놀림감이 돼 지우고 싶었지만 당시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낙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렇듯 어렸을 때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을 삭제하고 싶은 아동·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24세 이하를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 서비스가 시행 두 달인 지난달 30일까지 3488건(처리 2763건)이나 접수돼 눈길을 끈다.

개인정보위가 2일 공개한 접수 건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장 신청자 수가 많았던 연령은 15세(652건·18.7%)였다. 연령대별로는 16세 이상 18세 이하(고등학생)의 신청 건수가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반면 19세 이상 24세 이하 성인의 신청 비율은 30%로 가장 낮았다. 게시물 삭제 요청이 많았던 사이트는 유튜브(26.7%)였으며, 그다음으로는 페이스북(18.1%), 네이버(17.0%), 틱톡(14.8%), 인스타그램(13.5%) 순이었다.

접수된 사례를 보면 과거에 본인 사진이나 영상, 전화번호 등을 게시했으나 삭제하지 않은 채 사이트를 탈퇴해 게시글 삭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또 어린 시절 만든 계정을 분실한 경우도 많았는데, 신분증도 없는 아동·청소년은 자기게시물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담당자와 상담, 자기게시물 입증자료 보완, 사업자 요청을 거쳐 게시물 삭제와 검색 목록 배제가 이뤄졌다. 얼굴이 나온 게시물은 정면 얼굴을 촬영한 사진으로 자기게시물을 입증하도록 했고, 전화번호 노출은 요금 고지서를 통해 확인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