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이준석 만나 ‘보수 연합군’ 역설…“전당대회가 경쟁자 제거 방식” 당 분열 지적
‘친박근혜(친박)’ 좌장으로 불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만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 대통합’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경쟁 후보들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는 분석과 함께 당 분열을 우려했다고 한다.
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 전 대표와 2시간 가량 만찬을 했다. 이준석계로 불리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과 이기인 경기도의원, 안철수계로 꼽히는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 등 당내 청년 정치인들도 자리에 함께했다.
최 전 부총리는 만찬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준석·유승민·나경원·안철수 등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연합군’처럼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0.73%포인트 차이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신승한 것을 언급했다고 한다.
특히 최 전 부총리는 올 3월 김기현 대표의 선출로 끝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을 언급하며 당 분열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최 전 부총리가 “경쟁 후보들을 제거하는 식으로 전당대회를 치렀다”며 “윤 대통령이 안철수 후보와 공동 정부를 논하며 단일화했는데도 어렵게 이기지 않았느냐. 지금 상태로는 총선 승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2016년 ‘진박 공천’으로 인한 당 내홍도 반성조로 언급했다고 한다. 최 전 부총리, 조원진 당시 의원 등 친박 의원들과 친박 인사인 이한구 공천심사위원장이 비박계 후보들을 배제한 사건으로, 비박이던 김무성 대표가 이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갖고 부산으로 내려가버린 ‘옥새 파동’으로 이어졌다. 최 전 부총리는 “당시 내가 진박감별사(진실한 친박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사람)로 알려진 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때의 공천 갈등으로 당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나. 결국 다 안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최 전 부총리는 이 전 대표에 대해선 30대에 보수당 당수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거론하며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원내에 진입해 역할을 해달라”며 당부했다고 한다. 동석한 청년 정치인들에게도 “젊은 정치인답게, 패기 있게 당에 옳은 소리를 해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의 내년 총선 경북 경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다. 최 전 부총리는 경북 경산에서 17대 국회부터 내리 4선을 했지만, 2019년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징역 5년을 확정받아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하려면 당원권 회복부터 해야 한다.
이 자리는 최 전 부총리가 평소 교류해오던 이 전 대표에게 당내 청년 정치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부총리는 2012년 ‘박근혜 키즈’로 영입된 이 전 대표와 교류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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