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못하는 상장사 절반이상 적자… "자금조달 지원 있어야"[코넥스 10년, 성장의 길찾기]
상장 116곳 중 61% "지난해 적자"
실익 체감못하는데 유지비용 부담
거래소 "스케일업펀드 추가 집행" 上>
■코넥스 입성했지만 성장은 못해
2일 파이낸셜뉴스가 코넥스협회와 공동으로 코넥스 상장사 3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전상장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업의 52.6%(10곳)가 '성장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까다로운 코스닥 상장요건' '기업설명회(IR) 등 상장 지원이나 준비 부족' 등 다른 이유들에 비해 응답률이 높았다.
코넥스시장에 입성해 성장하고, 이를 발판 삼아 코스닥시장 진입을 꿈꿨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설문조사 대상기업 중 60.0%(18곳)가 코넥스시장 상장 후 유의미한 실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지원을 돕기 위해 탄생한 코넥스시장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별도기준 실적이 비교 가능한 코넥스 상장사 116곳 가운데 61.2%(71곳)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43.1%(50곳)는 2021년에 이어 적자가 이어졌다. '코넥스 입성→기업 성장→코스닥 이전'이라는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상장폐지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올 들어 상장폐지된 코넥스 상장사는 모두 8곳에 이른다. 반기 만에 지난해와 같은 수를 채운 것이다.
특히 일부 기업은 코스닥시장 입성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코넥스시장을 떠나고 있다. 올해 청광건설, 지난해엔 케어룸의료산업이 자진 상장폐지를 택했다.
코넥스 상장을 유지할 실익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유지비용 등 부담은 크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코넥스 상장사는 지정 자문인 수수료비용 연간 5000만원가량과 회계감사비용, 공시비용 등을 내야 한다.
■자금조달 등 투자 지원 필요
코넥스 기업의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자금조달 등 투자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넥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자금조달에 성공한 기업은 26개사로 전체 상장사의 20.1%에 불과하다. 소수의 기업만 자금을 조달하면서 상장사들은 '원활한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점으로 첫손가락으로 꼽는다.
전문가들 역시 코넥스 기업에 자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은 성장 초기기업이 많아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만큼 적극적으로 자금조달 구조를 고쳐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넥스 기업들이 이전상장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에 자금이 들어올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코스닥보다 성장성이 더 뛰어나다고 확신할 수 없어 투자자들이 코넥스에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VC(벤처캐피털)와의 연계활동이나 프로젝트 등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진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초기 벤처기업들이 가장 크게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자금조달"이라며 "코넥스가 이전상장의 교두보, 중소·벤처기업 성장을 돕는 시장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자금조달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짚었다.
거래소는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를 추가적으로 집행해 자금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 펀드는 코넥스 상장사 등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4월 조성됐다. 거래소 코넥스제도팀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 유동성 위축 등으로 벤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코넥스 기업들이 더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이 부분을 고려해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2차 스케일업 펀드를 진행해 1000억원을 추가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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