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영아유기' 친모, 긴급체포했지만 "공소시효 우려"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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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유령 영아'에 대한 전수 조사가 곳곳에서 수사로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를 붙잡아 유치장에 가둬놨다가 석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씨를 긴급체포하려면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사체유기 혐의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방임이나 유기가 있었는지, 이에 따라 학대치사 등 다른 혐의를 의율(擬律)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봤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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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효과적인 긴급체포인가" 우려나와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유령 영아'에 대한 전수 조사가 곳곳에서 수사로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를 붙잡아 유치장에 가둬놨다가 석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이 면밀한 법리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사안의 중대성을 이유로 피의자의 신병 확보하면서 생긴 문제다. 향후 접수될 수많은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과 관련한 피조사자에 대한 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령 아동' 전수 조사 과정에서 과천시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기 과천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지난달 30일 오후 10시께 긴급체포했다.
A씨는 2015년 9월 남자아기를 출산해 키우다 아기가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수사에서 다운증후군이었던 아기가 앓다가 숨지자 아기 시신을 지방의 선산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에 따라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그를 긴급체포했다.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경우, 경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12시간 이내에 검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번에도 경찰은 검찰에 긴급체포 승인 요청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A씨에게 적용한 사체유기 혐의의 공소시효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회의를 열어 법리 검토에 돌입했다.
이후 경찰은 즉시 조사를 중단했다. 적법하지 않은 체포의 경우 그 과정에서 진행한 조사 내용은 증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수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서다. 이어 검찰은 이튿날인 지난 1일 오후 4시 20분께 "A씨에게 적용된 사체유기 혐의의 공소시효 만료 가능성이 있다"며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검찰의 결정 직후 A 씨는 석방됐다. 형법에 따르면 사체유기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A 씨 진술에 따르면 A 씨가 아기를 낳은 후 얼마 안 가 숨졌다면 사건의 공소시효는 이미 10개월가량 지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온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A씨 입장에서는 처벌 자체가 불가한 범죄 혐의로 18시간 이상을 유치장에 갇혀 있던 것이다.
과천경찰서가 형사소송법 249조(공소시효의 기간)에 대한 검토조차 없이 A씨를 긴급체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사체유기 혐의와 같이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다른 혐의 적용 없이 사체유기 혐의만 적용한 점을 놓고 보면, 경찰이 애초부터 A씨를 풀어줄 수밖에 없는 긴급체포를 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A씨에 대한 긴급체포는 과천경찰서가 자체 결정했다고 한다.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의 지도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씨를 긴급체포하려면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사체유기 혐의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방임이나 유기가 있었는지, 이에 따라 학대치사 등 다른 혐의를 의율(擬律)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봤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과천경찰서는 절차에 따라 바람직한 수사를 했다는 입장이다. 과천경찰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긴급체포는 수사의 과정 중 하나이다. 수사를 해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도, 석방을 할 수도 있다"며 "이 사건의 경우 A씨가 숨진 아기를 유기했다고는 했으나, 그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범죄 혐의일 수 있다고 판단, 긴급체포를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과천경찰서는 A씨의 긴급체포 불승인 결정 후 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 이관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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