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와 싸울 자, 트럼프 아닌 나"... 디샌티스 독한 입에 보수단체마저 "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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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잠룡'으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성소수자(LGBTQ) 반대 캠페인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미 최대 성소수자 보수 단체인 '로그 캐빈 공화당원'은 즉시 성명을 내고 "분열적이고 절망적인 메시지"라며 "상식적인 보수주의자들은 디샌티스가 부동층과 젊은 유권자들을 소외시켰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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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두둔' 트럼프 과거 발언 조명
보수단체 "디샌티스, 동성애 혐오 유발"
내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잠룡'으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성소수자(LGBTQ) 반대 캠페인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과거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성소수자 혐오 범죄까지 지지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재료'로 활용하는 그의 모습을 두고 보수 진영에서조차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하고 있는 탓이다. 보수표 집결을 노리고 택한 '성소수자 때리기' 전략이 결국에는 디샌티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디샌티스 대선 캠페인(디샌티스 전쟁 본부·DeSantis War Room)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한 영상을 공유했다. 현재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 선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7월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 "성소수자 시민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그보다 한 달 전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의 한 동성애자 전용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로 사망자 49명이 발생한 데 따른 애도 연설의 일부였다.
당시 트럼프가 미 육상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성으로 성전환한 케이틀린 제너에게 "트럼프타워에 온다면 어떤 화장실을 사용해도 좋다"고 했던 발언도 소개됐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들 사이에선 성소수자들의 화장실 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는데, 트럼프는 "생물학적 성별로만 화장실을 이용하게 하는 건 지나치다"며 이들의 손을 들어줬던 것이다.
이번 영상은 트럼프가 한때 성소수자들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반면 디샌티스 자신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反)성소수자 법안을 통해 진보 진영과 전면전을 벌인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일선 학교의 성정체성 교육 금지 정책 등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조차 "디샌티스가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영상이 성소수자 배제를 넘어 '혐오'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다. 미 최대 성소수자 보수 단체인 '로그 캐빈 공화당원'은 즉시 성명을 내고 "분열적이고 절망적인 메시지"라며 "상식적인 보수주의자들은 디샌티스가 부동층과 젊은 유권자들을 소외시켰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샌티스의 극단적 표현은 동성애 혐오의 영역으로 뛰어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미국에선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공화당 경선 주자들의 '독한 입'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도 최근 "재선에 성공하면 성전환 같은 광기를 선전하는 학교에 대한 연방정부 예산을 끊겠다"며 본색을 드러냈다. 다만 이런 전략으로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부동층 표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YT는 "보수층에 구애하는 도발적인 표현은 (오히려) 선거에서 가장 필요한 온건파 유권자들을 소외시키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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