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들어온 생성형 AI 시대] "마케팅·SW 분야도 AI가 주도"… 기업들, 공격 투자
카피라이터부터 각종 R&D까지
"업무시간 70%는 자동화가 대체"
생성형AI(인공지능)가 2023년 세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그 흐름에 올라타 기회를 잡기 위해 기업들은 인재 확보부터 재교육, 마케팅·제조까지 생성형 AI 활용 레이스를 시작했다.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조하고 서비스하는 것부터 사업을 펼치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까지 AI를 바탕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는 '생성형AI의 경제적 잠재력'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AI가 세계 경제에 연간 2조6000억달러(3429조4000억원)에서 최대 4조4000억달러(약 5803조6000억원)까지 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측했다. 다양한 업무용 SW(소프트웨어)에 생성형AI가 내장되며 발생할 효과까지 포함하면 이 두 배 규모도 될 수 있다는 게 매킨지의 전망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고객서비스, 마케팅·세일즈, SW엔지니어링, R&D(연구개발)의 네 가지 업무영역에서 생성형AI 도입·적용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했다. 24시간 365일 응대가 필요한 고객서비스 분야는 이미 생성형AI의 본격적인 등장 이전부터 AICC(AI고객센터) 수요가 커지기 시작했다. R&D 분야에서는 특히 신약 개발이나 신소재 물색 등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AI 기술 기업을 인수하거나 협력하는 등 다각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마케팅과 SW개발 영역이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대기업의 마케팅 메시지 중 약 30%가 생성형AI 등을 통해 합성된 문장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객 문의에 대한 응답이나 이메일 작성을 대신하고 카피라이터 역할부터 시장조사 업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쓰임새가 기대된다. 전문가 수준의 업무 역량을 보인다면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디언에 기고한 영국의 한 카피라이터는 자신이 한 시간 동안 작업해 500파운드(약 84만원)를 받을 수 있는 글을 챗GPT가 불완전하긴 해도 30초만에 작성했다는 우려를 내놨다.
전용준 리비젼컨설팅 대표는 "국내에서는 생성형 AI를 마케팅에 실제 활용는 비중이 아직 높아보이지 않지만 광고사나 신용카드사의 관련 업무 담당자 중 그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마케터들은 챗GPT가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다. 1년 이내에 챗GPT로 마케팅에서 성과를 내는 이들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미 '깃허브 코파일럿' 등을 시작으로 생성형AI가 업무에 접목되기 시작한 SW개발 분야도 큰 큰 변화가 예상된다. 초급 개발자들의 SW 코딩 업무를 즉각 도와줄 수 있고, 노코드 플랫폼 등을 통해 코딩을 몰라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개발과 운영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데브옵스 과정에서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담당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열린 SPRi(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포럼에서 유호석 SPRi 산업정책연구실장은 "LLM(대규모언어모델)에는 페르소나를 부여할 수 있는 만큼 SW 개발 과정에서 아키텍트나 코드 리뷰어로 설정해 AI의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며 "다만 생성형AI가 아직 미션 크리티컬 업무에 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고관여 영역이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우리는 AI에 의해 쫓겨나거나 대체되는 게 아니라 증강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맥킨지는 이번 보고서에서 생성형AI를 통해 오늘날 직원들의 업무시간 60~70%를 차지하는 업무들이 자동화되고, 2030년에서 2060년 사이엔 전체 업무의 절반이 자동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생성형AI가 10년 후 글로벌 GDP를 7% 증가시키며 세계 일자리 3억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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