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들어온 생성형 AI 시대] "외로워" 3번 말하자 심리상담… 어르신 일상 보듬는 `老벗`

김나인 2023. 7. 2. 18: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가 약 복용·식사시간 알리고
위급상황 시 긴급 SOS 콜까지
5월까지 독거노인 500건 구조
스타트업, 문서작성 업무 지원
소상공인 돕는 'AI 전화비서'도
KT가 AI 기술을 적용해 선보인 서빙로봇들. KT 제공
서울 구로구 궁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한 어르신이 효돌이를 안고 있다. 효돌 제공
서울 성동구의 한 가정에서 AI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아리아, 외롭고 힘들어."

"정신건강 지원 응급관리 전화번호를 안내합니다."

AI(인공지능)가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뿐 아니라 의료, 업무, 고객대응까지 파고들어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사람의 손길이 일일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기술이 대신해서 사회의 빈 자리를 매워주고 생산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여주는 것. AI는 외로운 이들에게는 친구, 몸이 안 좋은 이들에게는 의사이자 돌보미, 일손이 부족한 기업에서는 직원 몫을 해내면서 사회와 산업, 개인의 조력자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외에서 고령인구 돌봄 서비스에 AI를 활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건강위험 예측이나 만성질환 관리, 대화를 통한 심리적 안정감 제공 등을 통해 일상생활의 불편과 신체적, 정서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한 움직임이다.

SK텔레콤이 AI 스피커 '누구'를 활용해 지난 2019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AI 기반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는 1만73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AI는 실제로 위급 상황의 노인들을 구조하는 일등공신으로 뛰고 있다. 위급 상황 시 AI의 도움으로 구조하는 긴급SOS는 5월까지 500여 건의 구조 사례로 이어졌다. 뇌출혈·저혈압·급성복통 등 응급증상일 일어난 경우가 52.3%에 달했다.

AI는 노인들의 마음도 보듬는다. "우울해", "죽고 싶어" 등 부정적 발화가 1주일에 3회 이상 감지되면 심리 상담이 이뤄진다. AI 돌봄 관제 시스템을 통한 심리상담은 지금까지 800건 이상 진행됐다.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에 따르면, AI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들은 행복감이 3.3점에서 3.9점으로 높아진 반면 우울감은 2.7점에서 2.2점으로 떨어졌다. AI가 친구나 요양보호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국내 독거노인은 2018년 140만명에서 2035년 3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은 치매 유병률을 높여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 AI는 사회 전체의 문제를 돕는 현장의 도구로 쓰임새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시장에서 스타트업들은 사회 문제를 풀면서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인형 모양의 스마트로봇 '효돌'은 마치 손주 같은 외관과 목소리로 친근함을 느끼게 해 정서적 교감을 할 뿐 아니라 약 복용 시간, 식사시간도 알려준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효돌을 도입해 소셜로봇 기반 스마트케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효돌은 하반기 중 챗GPT를 적용할 예정이다.

김지희 효돌 대표는 "24시간 같이 생활하는 반려로봇을 통해 어르신들의 기분, 활동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의료 취약지에 있는 어르신 돌봄활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AI가 의료 환경과 일상에 잘 정착하려면 이용자의 특징과 한계를 잘 이해하고 알맞은 적용 방식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챗GPT를 비롯한 대화형 AI가 돌봄노동 등 감성영역에서 더 폭넓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조하르 엘리요셉 이스라엘 맥스스턴 에즈릴밸리대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심리학 프런티어스'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서, 챗GPT가 일반인보다 뛰어난 감정인식 능력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20개의 표준 LEAS(감정인식 능력수준) 시나리오를 사용해 감정을 식별하고 묘사하는 챗GPT의 능력을 평가한 결과, 챗GPT가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AI가 산업과 실용적 영역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감성적 부분까지 파고들어 심리치료에도 쓰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는 업무를 돕는 비서이자 도우미로도 활약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리턴제로가 선보인 기업용 AI 회의기록 서비스 '콜라보'는 구글 밋, 줌 등 화상회의 플랫폼과 연동해 자동 녹화된 영상을 텍스트로 바꿔준다. 연차나 다른 업무로 불가피하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해도 콜라보를 이용하면 빠르게 업무 내용을 숙지할 수 있다.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스마트매칭' 서비스는 기업이 원하는 채용 후보자의 정보를 AI로 판별하고 연결해줘 인사팀의 업무 부담을 줄여준다.

일반 헤드헌팅 서비스의 절반 수준 수수료에 적합한 인재를 탐색해 포지션을 제안하고 수락 여부를 정리해 제공한다.

생성형 AI 기반 포털을 개발하는 뤼튼은 '넥스트 포털'을 꿈꾼다. 노코딩 서비스인 '뤼튼 스튜디오'와 '뤼튼 스토어'에 이어 금융·패션·지식 등 외부 앱을 플랫폼에 연결해 사용하는 플러그인을 개발해 공급한다. 이를 통해 최근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초거대 생성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문서작성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해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돕는다.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전화 응대에도 AI가 활용된다. KT가 내놓은 'AI 전화'는 유선전화와 'AI통화비서'를 결합, 자리를 비워 통화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 AI가 대신 고객 응대를 해 준다. 전화 예약 자동화 기능을 활용하면 AI 통화비서가 통화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자동으로 예약을 확정해 주기도 한다. LG유플러스는 소상공인 전용 '우리가게 패키지' 앱과 비즈마켓에 챗봇 '챗GPT에게 물어보기'를 탑재했다. U+비즈마켓에 입점하는 소상공인들은 챗GPT를 이용해 상품 설명을 해줄 수도 있다. 네이버는 라이브커머스에서 상품 특성에 맞게 대본 초안 작성을 돕는 'AI 큐시트 헬퍼' 서비스를 베타 오픈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