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민주 ‘혁신위 1호안’… 말잔치 그치나

김승환 2023. 7. 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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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골자로 내놨던 1호 혁신안이 길을 잃은 모양새다.

혁신위는 지난달 23일 1호 혁신안을 발표했고, 당 지도부는 같은달 26일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혁신위 제안을 존중한다"며 "소속 의원의 총의를 모아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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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골자
당내 논의 일주일 넘게 지지부진
‘꼼수 탈당 근절’ 2호안도 곧 발표
결과물 없이 혁신안만 남발땐
동력 상실… 당과 소통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골자로 내놨던 1호 혁신안이 길을 잃은 모양새다. 1호안 수용 여부를 둘러싼 당내 논의가 일주일 넘게 지지부진하면서다. 이런 와중에 혁신위는 조만간 꼼수 탈당 근절을 골자로 한 2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결과물 없이 혁신안만 남발될 경우 결국 ‘말잔치’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2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1호 혁신안에 대한 당내 논의가 공전하는 데 대해 “금요일(지난달 30일) 의원총회가 너무 빠듯하게 진행돼서 혁신안을 그때 보고하려고 했는데 충분하지 않았다”며 “추후 의총에서 아마 보고가 있을 것이고 논의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지난달 30일 민주당 의총에서 1호 혁신안이 다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혁신위 측은 의총 당일 “의원들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자’는 취지를 잘 이해해서 대승적 차원에서 좋은 결론을 낼 거라 믿는다”고 밝히기도 한 터였다.

혁신위는 지난달 23일 1호 혁신안을 발표했고, 당 지도부는 같은달 26일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혁신위 제안을 존중한다”며 “소속 의원의 총의를 모아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불체포특권이 ‘의원 개개인의 권한’이란 이유를 들면서였다. 결국 1호 혁신안 수용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의총으로 떠넘긴 셈이 됐다.

그사이 의원들 사이에서는 1호 혁신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 여론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불체포특권 문제를 짚는 건 당연하겠지만 ‘서약’이란 형태는 불필요한 잡음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의원 개개인에게 서약을 받고자 하면 일이 복잡해진다”며 “의총에서 혁신안 취지에 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1호 혁신안을 채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서 2호 혁신안이라는 ‘숙제’를 또 하나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호 혁신안은 꼼수 탈당을 겨눈 것이다. 혁신위는 현재 비위 인사가 당 조사·징계 절차 시작 전 자진 탈당하는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안을 논의 중이다. 김남국 의원이 가상자산 논란으로,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돈봉투 의혹에 자진 탈당하면서 꼼수 탈당이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1호에 이어 2호까지 당내 공론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혁신위가 금세 동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 혁신위에 ‘당과의 충분한 소통’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 사무총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혁신위가 당의 의견을 충분하게 듣기 위해 당원이나 필요한 경우 지도부와 소통하겠다고 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 소통을 통해서) 건설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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