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 혁신 핵심은 도덕성 회복·민주주의 활성화”

광주 5·18민주묘역 찾아 참배
“지역민들 민주당에 크게 실망
국민 눈높이 맞춰 혁신을” 일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민주당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말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데다 무소속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논란 등 당의 도덕성 리스크를 겨냥한 발언이다. 소수 의견을 말하면 ‘수박’(겉은 푸른 민주당 소속이지만 속은 붉은 국민의힘과 같다는 혐오 표현)으로 매도되는 당 분위기에도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되찾고,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주역인 이한열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표가 당의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를 지적한 것은 정부·여당 실정을 강조하던 중 나왔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이 희망을 가져야 하는데 정부는 무능한 데다가 독주하고 있다”며 “국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제가 몸담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많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은경 혁신위’ 활동을 염두에 둔 듯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통해 민주당의 가치를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서 필요한 역할을 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묻는 말에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호남 방문과 관련해서는 “지역민들이 몹시 절망하고 화가 나 있는 것을 느낀다”며 “정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기대했던 민주당에 대해서도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