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수술… ‘북한인권부’ 전환 가시화

김예진 2023. 7. 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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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북한인권부'가 될 것이라는 관가 안팎의 전망이 사실상 공식화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장·차관을 동시에 외부 인사로 교체한 통일부 인사와 관련해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장·차관 모두 통일부 출신이 아닌 인사가 임명되는 것은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8년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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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대북 지원·교류의 틀에서 탈피
北 反인권 상태서 벗어나게 하는게 목표”
北 “현정은 방북 신청 검토 의향도 없다”
대남 기구 아닌 외무성 통해 발표 이례적

통일부가 ‘북한인권부’가 될 것이라는 관가 안팎의 전망이 사실상 공식화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장·차관을 동시에 외부 인사로 교체한 통일부 인사와 관련해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장·차관 모두 통일부 출신이 아닌 인사가 임명되는 것은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8년 이래 처음이다.

사진=뉴스1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통일부 업무는 북한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북한과 교류하면 통일이 된다거나 교류가 선(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북한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과 미래가 보장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은 북한 인민들이 배고픔과 굶주림, 반인권 상태에서 벗어나 남북한 주민들이 잘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2019년 이래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서 통일부 안팎에서는 “이러다 ‘통일’부가 아니라 ‘북한인권’부가 될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인권을 고리로 북한을 비판해 남북관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일부 내에서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적극 행정’으로 표면화됐다.

통일부에는 박근혜정부 시절 무용론이나 존폐론에 시달린 탓에 새 정부 기조를 적극 이행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가령 북한인권보고서 영문 번역을 장시간이 소요되는 외부 전문가 용역 계약 공고를 내지 않고, 내부 직원들로 팀을 꾸려 서둘러 임시 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국빈 방미에 맞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며 실무자들이 총대를 멨다. 즉흥 정책 시비에도 북한 핵실험장 인근 탈북민 대상 방사능 피폭 조사에도 나섰다.

대통령실에 대한 통일부의 적극적인 눈치 보기에도 결국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 ‘면책조항’ 논란이 돌출하며 수술대 위에 놓이게 됐다. 면책조항 논란은 탈북민 증언으로 이뤄진 보고서 특성상 내용의 신빙성에 대해 한국 정부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임시 영문판에 삽입한 것이 부적절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논란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개각을 통해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을 확 바꾸겠다는 기조이지만 우려도 나온다. 정부조직법 제31조는 ‘통일부 장관은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수립, 통일교육,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법적 의무를 저버리고 통일부가 외교부로 병합, ‘외교통일부’로 가는 과도기적 인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통일부 인사 발표 이틀 후인 1일 북한은 대남 메시지를 대남 기구가 아닌 외국을 상대하는 외무성을 통해 발표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신청을 준비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검토할 의향도 없다”고 했다. 또 “아시아태평양평화위는 아무 권한도 없다”며 북한 당국이 가진 대남 창구를 스스로 깎아내렸다. 우리 정부가 통일부 장·차관을 국제정치학 전공자와 외교부 관료 출신으로 교체한 것에 맞대응하는 모양새가 됐다.

김예진·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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