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폭격기'가 퍼트감까지 살아났다, 고지우 KLPGA 생애 첫 우승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고지우(21·삼천리)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 용평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고지우는 2일 강원 용평군의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이글 1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고지우는 2위 안선주(36·내셔널비프·11언더파 205타)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
지난해 데뷔한 고지우는 개인 통산 44번째 대회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롯데 오픈과 KG·이데일리 레이디스에서 4위(최고 성적)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 4월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최은우(28·아마노코리아)에 이어 준우승을 기록하며 우승에 한 발자국 더 다가왔다.
2라운드까지 선두 송가은(23·MG새마을금고)에 4타 뒤진 6위로 마지막 날에 돌입한 고지우는 빠르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1번홀(파4)부터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고 3번홀(파5), 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는데, 이것이 이날 유일한 옥에 티였다. 특히 8번홀(파5)에서 티샷을 러프에 빠뜨렸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버디를 잡는 저력을 과시했다. 전반에 3타를 줄이는 데 성공했따.
후반도 좋았다. 10번홀(파5)에선 투온을 성공시킨 뒤 이글 퍼팅을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점프했다. 송가은이 주춤한 틈을 놓치지 않았따.
고지우는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데 이어 15번홀(파4)에선 10m 거리 롱버디 퍼트를 잡아내고 2타차로 앞서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남은 2개홀을 파로 막아냈고, 뒤이어 경기한 송가은은 16번홀(파4) 보기로 무너졌다.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리던 송가은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에 그치며 고지우의 역전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송가은은 이제영(22·온오프골프)과 함께 공동 3위로 마무리했다.
우승 확정 후 고지우는 "첫 우승이 나와서 정말 기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웃은 뒤 "시작 전에 '오늘 핀 위치를 보고 버디 치기 힘들겠다, 투 온이 가능한 파5 두 개 정도만 버디를 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애초에 욕심을 내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안전하게 공략했더니 버디가 잘 나오면서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우승 원동력을 밝혔다.
고지우는 데뷔 시즌 버디 공동 1위(336개), 홀당 평균 버디 2위(3.8개)로 '버디 폭격기'로 불렸다. 그러나 버디만큼 보기도 많이 범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작년에 버디 많이 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큰 실수를 많이 했다. 그런 실수들 덕분에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루키라서 그런지 무모한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친다"고 설명했다.
약점이었던 퍼트도 잘 됐다. 3라운드 동안 3퍼트는 단 두 번뿐일 정도로 정교한 퍼트감을 과시했다. 사흘간 경기당 평균 1.6회 퍼트했고, 출전선수 중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했다.
고지우 역시 우승으로 이끈 것에 대해 "퍼트다. 15번 홀 파 퍼트가 생각난다. 넣으려고 치지는 않았다.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들어갔다. 사실 치기 전에 라인도 잘 보였다"고 답했다.
43전 44기만에 우승을 일궈냈다. 고지우는 "1승 했으니 우승 더 많이 하고 싶고, 고향인 제주도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또 메이저대회 우승도 목표다. 나중에 미국진출도 하고 싶고, 세계랭킹 1위가 최종 목표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지우. 사진=곽경훈 기자, KLPGA]-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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