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목통증에 '아편성진통제'...효과 떨어진다?

12주 안됐을 땐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와 근육이완제 조합이 바람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허리통증과 목통증에 가장 흔히 처방되는 아편성진통제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학 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호주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CNN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목과 허리 아래 통증을 경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실제 '글로벌 질병부담 연구 2021' 자료에 따르면 요통은 세계적으로 장애를 갖고 살게 하는 첫 번째 유발 요인이며 목통증은 네 번째다.

북미척추학회(NASS)에 따르면 요통은 증상이 6주까지 지속될 때 급성, 1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정의된다. 학회의 임상지침은 이 통증 치료를 함에 있어 아편성진통제 사용을 조심해야 하고 필요하더라도 단기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통증 완화를 위한 아편성진통제는 다른 약리학적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개인적인 이유로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만 권장된다.

연구진은 2016년 2월~2022년 3월 요통이나 목통증 치료를 위해 시드니 의료기관을 방문한 310명을 대상으로 아편성진통제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는 평균 44세였고 목이나 허리 통증을 느낀 것이 12주를 넘지 않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무작위로 2그룹으로 나눈 뒤 6주간 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한 그룹은 아편성진통제 옥시코돈과 변비약 나록손을 섞은 약물을 매일 20㎎씩 복용했고 다른 한쪽은 위약을 복용했다. 나록손은 오피오이드의 일반적인 부작용인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사용돼 두 그룹은 자신들이 무슨 약을 복용하는지 알 수 없게 했다.

두 그룹은 6주간 매주 의료진의 진찰을 받았다. 의료진은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침대에서의 휴식을 피하고, 비아편성진통제 등 다른 약물 복용을 피할 것을 독려했다.

연구진은 6주 뒤 두 그룹의 통증 점수를 측정했다. 아편성진통제군은 평균 2.78점, 위약군은 평균 2.25점이었다. 이런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벌어졌다. 위약군보다 아편성진통제군의 더 많은 사람이 26주와 52주에 지속적인 통증을 경험했다.

연구진은 아편성진통제가 허리와 목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단기간 적정량만 사용해도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편성진통제군은 위약군보다 정신 건강 점수가 더 나빴고 메스꺼움, 어지러움, 변비를 더 많이 보고했다.

연구책임자인 시드니대 근골격계 건강연구소의 크리스틴 린 교수는 "통증 완화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편성진통제는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허리와 목 아래 통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널리 처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편성진통제는 단기간 처방도 장기적으로 아편성진통제 오남용의 위험을 증진시킨다"며 "급성 요통 및 목통증에 아편성진통제 처방은 자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 아편성진통제 대신 어떤 처방이 가능할까? 린 교수는 "급성 요통과 목통증은 대부분 6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된다"며 "활동성을 유지하라고 조언과 간단한 통증 완화제 정도를 처방하며 경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ASS의 존 핀켄버그 회장은 통증이 심할 경우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셀렉시브 같은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S)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표된 독일 의료진의 연구는 NSAID와 근육이완제의 조합이 일주일 안에 통증과 장애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다.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3)00404-X/fulltext)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