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거둔 고지우 “우승 더 많이 하고파..최종 목표는 세계 1위”
[뉴스엔 이태권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승을 거둔 고지우(21)가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고지우는 7월 2일 강원도 용평 맥콜 버치힐에서 열린 맥콜·모나파크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를 잡는 활약 속에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이에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고지우는 2위 안선주(36), 이제영(22)을 3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고지우는 대회를 마치고 가진 기자 우승기자회견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오늘 핀 위치가 어려워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첫 우승이 나와서 정말 기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첫 승 소감을 전했다.
이날 중간합계 11언더파로 대회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송가은(23)에 4타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한 고지우는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선두 그룹을 1타차로 쫓은 데 이어 후반 첫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단숨에 선두에 오른 것은 물론 2타차 리드를 잡았다. 이후 고지우는 13번 홀(파4)과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격차를 벌렸다. 특히 16번 홀(파4)에서 티샷이 흐르면서 숲 경계의 긴 수풀까지 내려왔지만 이를 레이업 한 뒤 홀컵 2.5m에 붙이는 날카로운 샷으로 파로 막아 추격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이에 역전 우승으로 꿈에 그리던 첫 승을 이뤄냈다.
고지우는 "오늘 핀위치가 너무 어려워서 투 온이 가능한 파5홀 2개 홀에서만 버디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욕심을 내지말자고 생각하면서 안전하게 경기를 펼쳤는데 버디가 잘 나오면서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간 우승 기회는 있었지만 살리지 못한 고지우다. 고지우는 지난 4월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2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시즌 2번째 대회로 열린 PLK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에서는 대회 2라운드까지 최예림에 1타 뒤진 공동 2위를 달렸지만 마지막날 5타를 잃으며 공동 7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고지우는 "15번 홀에서부터 당시 생각이 났는데 아니나다를까 16번 홀에서 티샷 미스가 나면서 오늘도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볼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파를 할 수 있겠다고 마음 먹었다. 막상 퍼트할 때는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떨려서 직접 보지 않고 귀로만 듣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파를 잡아냈다"며 후반 막판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15번 홀에서도 퍼트를 하기전에 라인이 잘 보이긴했지만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들어갔다"며 퍼트를 우승 비결로 꼽았다.
지난해 데뷔한 고지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진출한 유해란(21)과 함께 지난 시즌 가장 많은 331개의 버디를 잡아내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버디도 줄었지만 보기도 적게 기록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이는 고지우다.
그는 "작년에 버디는 많이 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큰 실수를 많이 했다. 돌이켜보면 루키라서 그런지 무모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실수 덕분에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고 올해는 한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디 폭격기'에 이어 고지우는 올시즌 KLPGA투어에 데뷔한 동생 고지우(19)와 자매 골퍼라서 화제를 모았다. 10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는 그는 "원래 아버지 체육관에서 초등학교까지 합기도를 했다. 동생과 함께 2단까지 땄다"고 설명하며 "태생적으로 힘이 좋고 운동도 좋아해서 다른 선수들보다 운동을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편이다. 쉬는 날에도 운동을 빠뜨리지 않고 대회에서 라운드를 마치고도 안된 부분을 생각하면서 공100개 정도 치고 퍼트연습하고 쉰다"고 전했다.
감격의 첫 승을 따낸 고지우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고지우는 "우승을 더 많이 하고 싶다"며 "고향인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고 메이저 대회에서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 나중에는 미국 진출도 하고 싶고 세계 1위도 하고 싶다"며 '버디 폭격기'에서 '우승 폭격기'로 발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사진=고지우/KL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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