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확보’ 여전히 안갯속… 수험생 “뜬 구름 잡나” 분통 [뉴스 투데이]
평가원, 2024학년도 세부계획
50% 기준 따르되 도표·지문 활용
명확한 출제 가이드 라인 없이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수준 출제”
준킬러 확대 여부·유형 등 ‘깜깜’
전문가 “9월 모평 출제경향 봐야”
일각 “2~3등급 학생 불리할 수도”
8월 24일부터 원서 접수 돌입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월 16일 시행된다. 올해 수능에선 EBS 수능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그림·지문을 활용한 문항이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등 수능 출제 당국이 당장 9월 모의평가에서부터 공교육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 내에서 가르치지 않는 초고난도(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하기로 하면서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도(준킬러) 문항이 어떤 유형과 어느 난도로 출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입시현장 ‘혼돈’ 2일 한 학생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유리창에 걸린 학원 홍보문구 앞을 지나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한 2024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 계획을 공고했다. 남정탁 기자 |
이에 따라 교육과정 밖 킬러 문항 대신 수능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가 불가피한 준킬러 문항의 경우 9월 모의평가가 나와 봐야 구체적인 유형과 난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평가원은 아울러 올해 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직업), 제2외국어/한문 등 모든 영역을 2015 개정 교육과정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 수능이 끝난 후 문항별 성취기준 등 교육과정 내 출제 근거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킬러 문항을 대체할 수 있는 준킬러 문항의 구체적 유형과 난도는 아직까지 제시된 게 없어 입시현장은 그야말로 일대 혼란에 빠진 상태다. 교육부는 6월 모평에서 출제된 국어 2개, 수학 3개, 영어 2개 문항을 킬러 문항으로 지목하고 이와 같은 문제를 수능에 출제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바 있다. 하지만 이들 킬러 문항이 ‘교육과정 밖 내용’이라는 원론적 설명 이외에 어떤 유형이고, 어느 오답률을 기록했는지 추가 설명이 없어 수험생들 혼란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준킬러 문항을 더욱 늘린다는 뜻인지, 아니면 ‘쉬운 수능’(물수능)이 된다는 의미인지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교육부는 “출제기법을 고도화하겠다”는 원론적 답변 이외에 명쾌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한 대입 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적어도 예시문항을 줘야 한다. 핀셋 제거라는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고 대책도 없다”며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일언반구가 없으면 어떻게 대비를 하란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킬러 문항이 배제된 시험이 2~3등급 학생에게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킬러 문항이 없는 상황에서 변별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그간 쉽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어렵게 내는 것”이라며 “지금까진 선택지 5가지 중 결정적인 답이 하나가 있었다면 이제는 답에 가까운 헷갈리는 선택지를 2개 만들면 공부가 제대로 안 된 친구들은 거기서 시간을 뺏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특히 한국사 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한국사 영역을 응시하지 않을 경우 수능 응시 자체가 무효 처리돼 성적이 제공되지 않는다.
장애 학생 편의를 위해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은 일반 수험생보다 1.7배 긴 시험시간이 부여된다. 경증 시각장애나 뇌 병변 등 운동장애 수험생의 시험시간은 일반 수험생의 1.5배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 시험이 운영된다. 방역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평가원이 추후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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