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 절 가해자 만들어"…반전, 알바생 `명품백 700만원` 배상 요구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의 명품 가방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가방값 전액 배상을 요구받았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사연 속의 해외 고가 브랜드 D사의 제품.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명품백을 들고 다니면 남들이 손해를 끼쳐도 넘어가줘야 하나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스무살 대학생이 자신의 명품 가방을 오염시킨데 대해 가방값 전액 배상을 요구했다고 해서 구설수에 오른 명품백 주인 A씨가 직접 사태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앞서 아르바이트생의 모친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B씨는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SNS)와 '보배드림' 등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해당 사건에 대한 글과 사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B씨는 해당 게시글에서 "이제 20세 대학 신입생인 아들이 방학 동안 용돈 벌겠다며 체인 음식점 알바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첫 월급도 받아보지 못하고 700만원 배상 요구를 받았다"며 네티즌들의 조언을 구했다.

B씨는 "아들이 테이블을 닦던 중 테이블 위의 액체가 옆 테이블 손님 가방에 튀었다. 아들이 사과하며 액체를 닦고 세탁비용 정도의 배상을 생각하며 연락처를 주었다고 한다"며 "그런데 다음 날 피해 손님의 남자친구가 연락을 해와서는 전액 배상 700만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상 요구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전액 배상은 아닌 것 같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 속의 액체에 오염된 가방은 해외 고가 브랜드 D사의 제품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탁 비용 정도 받으면 될텐데, 가방을 아예 새로 하나 사겠다는 것 아니냐", "차 기스 내면 차를 사줘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사태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다음날 'D사건 본인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A씨가 이번 사연을 해명하는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A씨는 "700만원이란 금액을 말씀드린 이유는 가방 가격이 그러하니 기준 가격을 얘기한 것이고, 700만원을 지금 바로 변상하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고 짚었다. 이어 "D 매장에 문의해본 결과 가죽 클리닝 CS는 아예 접수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천연 가죽이다보니 사설업체에 맡겨 화학약품이 닿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가죽 색감과 질감 등이 달라질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700만원을 다 받아내고자 노력한 것도 강요하거나, 협박한 적도 없다"며 "이 상황은 진행 중이고, 저희는 돈을 받지도 갑질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부분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사회 초년생인 아르바이트생에게 무리하게 금액을 받아낼 생각도,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저희가 700만원 전부를 무리하게 뜯어낼 생각이었다면 아르바이트생에게 먼저 보험 이야기를 꺼내며 가게 사장님에게 여쭤봐라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가게 사장님이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답변을 받았을 때 저희 쪽에서 사장님께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보험에 대해 언급하는 일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이번 사건이 공론화됨으로써 겪게 된 본인의 피해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요청하신대로 사진과 정품 인정을 위한 바코드도 모두 보내드렸더니, 그러한 사진들을 보정과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모두 그대로 올려놨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700만원을 모두 받아야한다고 한 적도, 비용에 대해 서로 언쟁한 적도 없는데 이런 식으로 일을 크게 만들어 주변 지인들 모두에게 너 아니냐는 연락을 계속 받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아무런 말도 안하시고 사진과 품질보증서만을 요구하시곤 이렇게 저희를 가해자로 만들셔도 되냐"면서 "저희를 사회초년생에게 돈을 뜯어내려 사기치는 사람들로 만들어 놓았다. 지금 여러 사이트에서 글이 돌아다니며 신상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