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시위대 폭력 난무 … 시장 집도 불탔다
진압에 장갑차 헬기 동원 검토
마크롱, 수습위해 독일방문 연기
불과 몇 달 전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겪었던 프랑스에서 다시 한번 '분노 시위'가 벌어지면서 주요 도시 전역이 화염에 휩싸였다.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10대 청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발생한 이번 시위로 다시 한번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독일 국빈 방문을 전격 연기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북아프리카계 청소년 나엘 군(17)이 파리 외곽 도시 낭테르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데 따른 분노 시위가 프랑스 전역에서 5일째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1311명, 지난 1일 719명 등 2030명이 체포됐다.
프랑스 정부는 폭력 사태 확대를 막기 위해 곳곳에 4만5000여 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지만 시위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쇼핑몰 10곳, 슈퍼마켓 200여 곳 등 총 2500여 개 매장과 빌딩에서 불이 나거나 파손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도들은 프랑스 남부 교외 라이레로즈의 보수 정당 소속 뱅상 장브런 시장의 집을 습격하고 불태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장브런 시장은 트위터에 "새벽 1시 30분 아내와 다섯 살, 일곱 살의 어린 두 자녀가 자던 집을 (폭도들이) 차로 들이받고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당시 시장은 시청에 있었으며 가족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금개혁 강행으로 정치생명에 위기를 겪었던 마크롱 대통령은 수개월 만에 분노 시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야당은 경찰의 과잉 진압과 정부의 사후 처리 방식을 문제 삼는 등 '마크롱 대통령 책임론'을 띄우며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초 3일간 예정돼 있던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미루고 급히 프랑스로 돌아왔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시위가 아직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파리 엘리제궁은 필요할 경우 중장갑 차량과 헬리콥터, 드론 등 사용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시위가 한창 벌어지던 프랑스 마르세유를 지나가던 중국인 단체관광 버스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버스에는 폴란드인 운전기사 1명과 중국인 41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 중 5~6명이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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