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폭격기' 고지우, 공격골프로 생애 첫승
7타 줄이며 우승컵 품에 안아
16번홀 등 몇 차례 위기서도
흔들리지 않고 타수 지켜내
동생 고지원도 투어 멤버
"언니 우승했다" 눈물 소감
'버디 폭격기'다운 마무리였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온 힘을 다해 스윙하고 핀을 직접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트레이드마크인 고지우가 특유의 몰아치기를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 정상에 올랐다.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은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했다.
고지우는 2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쳤다.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적어낸 고지우는 공동 2위 안선주, 이제영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44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정상을 밟은 그는 우승상금으로 1억4400만원을 받았다.
고지우가 선두에게 4타 뒤진 단독 6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그가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정규투어 통산 2승의 송가은과 영구 시드권자 안선주 등과 맞대결을 벌여야 했기 때문이다.
몰아치기가 주특기인 고지우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4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5번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8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하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10번홀 이글로 선두 경쟁에 합류한 고지우에게 더 이상의 보기는 없었다. 13번홀과 15번홀에서 1타씩 줄인 그는 2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약 10m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15번홀에서 오른손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16번홀에서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밀린 고지우는 두 번째 샷마저 실수하며 타수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그린 앞쪽에 있는 나무를 넘겨야 하는 100m 거리의 세 번째 샷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은 그는 자신 있게 스윙했다. 결과는 완벽했다. 세 번째 샷을 홀 옆 약 2m에 붙였고 침착하게 파를 잡아냈다.
17번홀에서 약 4.5m 거리의 까다로운 파 퍼트를 성공시킨 고지우는 마지막 18번홀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18번홀에서도 파를 잡아내며 3타 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고지우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우승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내 자신을 믿고 차분하게 경기한 덕분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고지우는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웬만해서는 돌아가지 않는 공격적인 선수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마다 실수가 나와 우승 경쟁에 발목이 잡혔다. 이번에는 달랐다. 고지우는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답게 최종일 7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고지우를 지도하고 있는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와 지유진 삼천리 감독은 마음속 한곳에 자리했던 불안감을 지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와 지 감독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철저히 계획하고 훈련하는 게 고지우다. '야무지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며 "우승 문턱에서 미끌어지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수많은 노력을 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매 골퍼로 알려진 고지우는 동생 고지원과 부모님 등에게 감사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동생과 부모님에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이번 우승이 동생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고지우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 2위에는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안선주와 이제영이 이름을 올렸고 송가은이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단독 4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우승자인 이소영은 9언더파 207타로 공동 5위를 차지하며 오는 7일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2023시즌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 기분 좋게 출전하게 됐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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