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빼는 올 수능 … 변별력 확보 관건
교재 속 도표·지문 활용해
EBS 체감 연계율 높이기로
'적정 난이도' 갖춘 문항 출제
국어 어렵게 수학은 쉽게 낼듯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오는 11월 16일 시행된다. 정부가 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어떻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입시 전문가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EBS 체감 연계율을 높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교재에 수록된 난도가 높은 지문과 문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일 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 계획을 공고했다. 수능 시행 계획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 문항' 배제 지시와 관련해 올해 수능 난이도가 주목된다.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는 방침이 준킬러 문항이 늘어난다는 뜻인지, 쉬운 수능이 된다는 의미인지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교육부는 "출제 기법을 고도화한다"며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한다"는 방침 외에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오는 9월 6일 실시되는 평가원 모의평가를 통해 이번 수능 난이도가 가늠될 전망이다. 평가원이 수능 전 시행하는 6·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보고 수능의 난이도를 짐작해왔기 때문에 수험생들 입장에선 수능 출제 경향을 분석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올해엔 지난 6월 모의평가 이후 윤 대통령이 국어 영역 독서 부문의 '킬러 문항'을 비판하면서 9월 모의평가와 올해 수능에서 공교육 교과 과정 밖에서 복잡하게 출제되는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주문했다. 이후 교육부는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2개, 수학 3개, 영어 2개를 킬러 문항으로 지목하고 이와 같은 문제를 수능에 출제하지 않겠다는 상황이다.
이번 수능에선 EBS 연계 체감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평가원은 EBS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나 그림, 지문 등 자료를 활용해 연계 체감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율은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으로 지난해와 같은 50% 수준을 유지한다. 평가원은 모든 영역을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 수능이 끝난 후 문항별 성취 기준 등 교육과정 내 출제 근거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평가원은 "수능은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능 시행 계획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다. 올해 수능은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시험 체제에 따라 국어·수학 영역에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된다. 수험생들은 계열 구분 없이 국어 영역에서 공통과목인 독서·문학 외에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골라 응시해야 한다. 수학 영역에서는 공통과목인 수학Ⅰ·수학Ⅱ 외에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시험을 본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도 수험생들은 사회와 과학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가운데 최대 2개를 골라 시험을 치른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이번 수능 응시 원서 접수 기간은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번 6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36점, 수학 151점으로 최고점 차이가 15점으로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어는 난도를 높이고, 반대로 수학은 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격차를 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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