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파이브가이즈에 정말 자신 있다면
최근 한국에 상륙한 미국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로 연일 시끄럽다.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온 한화갤러리아 측은 국내 1호점 개점을 나흘 앞둔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판매 가격은 미국 본토보다 13%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현지 매장을 통해 가격을 확인한 결과, 지역·매장마다 다른 가격을 감안해도 한국보다 저렴하게 파는 곳이 많았다. 이를 지적하자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본사가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직영점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한국과 비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부만 비교해놓고 '미국 본토'라는 말로 비교 대상을 숨긴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설명자료를 내고 "미국은 가맹점에 가격 자율권이 있기 때문에 매장별로 가격이 다르다"며 "미국 본사와 여러 논의 끝에 본사 직영점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러 비싼 지역을 샘플로 잡아 꼼수 홍보 또는 고객 기만을 했다는 등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 메뉴 가격을 수시로 조사·공개하는 '패스트푸드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7월 1일 지역별 평균 추정치 기준 미국 전역 51개 지역(컬럼비아구와 50개주)에서 판매세 포함 치즈버거 값이 한국(1만4900원)보다 높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버지니아주조차 미국 조세재단의 주별 평균 판매세율(5.75%)을 적용하면 9.52달러(1만2550원)에 불과했다. 10달러를 넘는 곳도 하와이·캘리포니아 등 6곳에 그쳤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본사에서 받은 정보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보면 국내 판매 가격이 미국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 불리한 내용은 가리고 대표성 없는 정보로 한국이 더 저렴한 것처럼 홍보한 것은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다.
높은 가격이 문제는 아니다. 비싸도 더 좋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출시를 이끈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세계 최고의 버거"라며 줄곧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회사도 자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가격에 합당한 맛과 서비스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무리하게 미국과 가격을 비교할 이유는 없다.
[송경은 컨슈머마켓부 기자 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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