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4개 새마을금고 'PF·연체' 들여다본다
예금 7조 유출 … 연체율 6.4%
부실우려 큰 30곳 특별점검
우량 금고와 통폐합 등 검토
개별 금고 모니터링도 강화
정부가 전국 1294개에 달하는 새마을금고 개별 금고의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최근 불거진 '새마을금고 위기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2분기 잠정 연체율이 6.4%까지 급등하고, 지난 3~4월 두 달 새 약 2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새마을금고 관리감독 기관인 행정안전부가 이번주에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우선 연체율 상위 30개 금고를 특별 점검하고, 부실이 심각한 곳에 대해서는 인근 다른 금고와 통폐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는 등 개별 금고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행안부는 지난달 30일에도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회의를 열고 연체율 문제 등을 논의했다.
새마을금고는 자금 유출 규모와 연체율 모두 다른 상호금융권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자금 유출설에 시달렸다. 특히 인터넷에 루머가 돌았던 3~4월에 예·적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7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출됐다. 새마을금고 수신잔액은 올해 2월 265조2700억원에서 3월 262조1427억원, 4월 258조2811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상호금융 수신잔액이 475조3615억원으로 9조원 넘게 불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침체로 부실 대출이 늘면서 상반기 연체율도 계속 상승했다. 지난해 말 3%대였던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올 상반기 6.4%(잠정 추정치)로 두 배 뛰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대출 부실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폐업하고 인근 금고에 합병되는 사례가 나왔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대구 지역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산건전성이 새마을금고 전체 대출의 건전성보다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동성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2월 말 기준 전국 1294곳의 금고 중 3분의 1에 달하는 413곳의 유동성 비율이 100% 미만이다. 여기에 일부 직원들의 배임과 횡령 등이 잇달아 밝혀지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미 자금 유출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연체율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상반기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부동산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일부 채무자에 대한 연체율일 뿐, 전체 자산 규모 등을 볼 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예·적금 감소세도 5월부터 완화돼 지금은 많이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부실 채권 매각과 채무 조정, 대환대출 등 여러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일부 부실 금고를 통폐합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칫 '새마을금고 리스크'가 금융사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괜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은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지만, 새마을금고만 행안부 소관으로 관리되면서 상대적으로 느슨한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엄격하게 관리되는 연체율만 해도 다른 상호금융권은 분기마다 수치를 공개하는데, 새마을금고와 행안부는 '연말 연체율'만 공식 관리한다.
행안부는 상호금융정책협의회 등 금융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행안부는 이번주에 1분기 연체율을 공개하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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