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폭탄에 '선장들 해외이탈' 원양산업 경쟁력 유지되겠나 [사설]
원양어선을 이끄는 선장을 비롯해 기관장 등 상급 해기사들이 많은 세금 부담에 줄줄이 해외로 이탈하고 있다고 한다. 베테랑 원양산업 인력들의 잇단 '엑소더스'는 어획량 감소뿐 아니라 원양산업 전체 경쟁력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한국원양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태평양 해역에서 참치 선망선 37척을 운용 중인데 2020년 이후 최근 3년간 선장 37명 가운데 18명이 대만·필리핀·중국 등으로 옮겨갔다. 기관장까지 합하면 36명이 이탈했다. 국내 참치 선망선에서 10~20년간 경력을 쌓은 뒤 대만 등 3개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은 2019년 6월 38명에서 2023년 6월 7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참치 선망선은 통조림용 참치를 어획하는 첨단 선박으로 국가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인데 숙련된 기술이 고스란히 유출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고급 인력들의 해외 이탈은 어획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참지 수출액 규모는 2017년 4억527만달러에서 2021년 2억9715만달러로 4년 새 24.7% 하락했다.
이들이 외국 국적선으로 빠져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높은 소득세 부담 때문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원양 선원의 경우 국외 근로소득 비과세 적용 한도가 10년 넘게 월 300만원에 머물러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대만 등이 일정 승선기간만 충족하면 소득 전액을 비과세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가령 연봉이 5억원일 경우 세금을 빼고 나면 실질소득은 3억3000만원대로 확 줄어든다. 고임금이라도 고율의 세금 때문에 실질임금이 적다 보니 해외로 떠나가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 5위 원양조업국으로 원양산업은 국내 연근해 생산량의 약 47%를 차지하며 수산물 수급 안정, 식량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 원양산업의 총수출액은 2021년 기준 6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고급 인력의 이탈을 막고 신규 선원의 확보를 위해서는 비과세 범위 확대 등 세제혜택을 늘려야 한다. 또한 원양업계는 선원 고령화, 승선 기피 등의 문제에도 봉착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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