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가짜뉴스 전파 위험성 경고한 세계뉴스미디어총회 [사설]
올해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 23)'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세계뉴스미디어총회는 전 세계 언론인들이 한 곳에 모여 교류하는 국제회의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열린 데 이어 올해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개최됐다. 이번 총회에선 챗GPT의 등장으로 촉발된 생성형 AI가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쏟아졌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AI 발전으로 허위정보 생성과 배포가 심각해졌다"며 "이는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레사 래플러 최고경영자(CEO)도 "AI는 공포와 분노를 무기화하고 이를 전파할 수 있다"고 했다. 모두 AI발 가짜뉴스 전파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실제로 AI발 가짜뉴스의 폐해는 매우 심각하다. 올 5월 미국 국방부 청사 인근에 대형 폭발이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는 사진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금·국채 가격이 오르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챗GPT 창시자인 샘 올트먼 CEO는 의회청문회에서 "내년 미국 대선에서 AI로 인한 허위 정보의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을 정도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사회는 광우병, 사드,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에서 보듯 가짜뉴스와 허위선동에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AI발 가짜뉴스까지 퍼지면 국론이 분열되고 민주적 기본질서가 훼손될 공산이 크다. 오죽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허위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대한민국을 위협하고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많다"고 했겠나.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AI 기술을 악용한 가짜뉴스가 범람하면 표심을 흔들고 선거 결과마저 왜곡될 수 있다. 이런 AI발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선 처벌 강화 등 법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또 이런 때일수록 언론 역할도 중요하다. 언론의 책무는 팩트를 체크해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공정하고 객관적 보도로 가짜뉴스를 바로잡는 데 언론이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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