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양자컴·C테크 … 첨단기술 향하는 곳에 '인류의 길' 있다
변동성 극대화된 시대
어느때보다 기술의 힘 커져
인류위기 풀 5대 신기술
세계적인 지성들 혜안 제시
세션 '클러스터' 개념 첫 도입
관심 분야 '풀코스 청취' 가능
몇 해 전 본격화된 강대국들 간 힘겨루기와 국가 간 분쟁 격화로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첨단 기술은 인류의 발전이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동시에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제24회 세계지식포럼은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타개할 해법으로 '기술'이 가져올 혁신에 주목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인류'라는 표현은 12세기 사상가들의 문헌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동료 과학자 로버트 훅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더 멀리 봤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널리 알려졌다. 뉴턴은 선대 과학자들이 이룩한 업적을 통해 자신의 과학적 발견이 가능했다는 의미에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 매일경제는 이를 선조들이 쌓아올린 기술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인류가 더 멀리 내다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올해 세계지식포럼 주제로 정했다.
올해 세계지식포럼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세션을 모아 만든 '클러스터'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클러스터는 AI 기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5~6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AI 분야 세션을 집중적으로 듣고 싶은 참석자는 AI 클러스터에 속한 세션부터 찾아보면 된다. 매일경제가 이번에 공들인 5대 기술 관련 클러스터는 △AI △로보틱스 △C테크(C-TECH·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 △퀀텀컴퓨팅 △바이오다.
지난해 말 공개된 챗GPT는 AI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게 만들었다. 챗GPT는 과거의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해 인간이 생각지 못한 답변을 종합적으로 내놓으면서 그 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AI 능력에 일각에선 AI 발전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AI 클러스터에선 AI 기술의 핵심을 살펴보고 AI가 바꿔놓을 인류의 미래상과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논의한다.
먼저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연사로 참석한다. 올트먼은 'AI의 미래'를 다룬 세션에서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립자와 함께 AI 인재 육성 전략 등 초거대 AI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연사인 장야친 전 바이두 총재는 중국의 AI 기술을 대변한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바이두 총재를 지낸 그는 현재 칭화대 AI 석좌교수 겸 AI산업연구소 학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AI를 둘러싼 G2(미국·중국) 양강의 슈퍼파워 경쟁을 조망할 예정이다.
세계적 AI 석학인 게리 마커스 뉴욕대(NYU) 명예교수도 글로벌 각국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AI 레이스 현장을 짚어보는 데 힘을 보탠다.
로보틱스 클러스터는 우리 일상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로봇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다. AI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 움직임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사람과 똑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로봇 '아메카'를 개발한 엔지니어드아츠의 윌 잭슨 CEO와 세계적 협동 로봇 업체인 유니버설로봇의 킴 포울센 CEO 등이 로봇 기술과 산업을 집중 조명한다.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홍수와 폭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자연재해로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선 탄소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각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공기 중 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C테크 클러스터는 탈탄소 기술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금융, 제약, 소재 개발 등 활용 영역이 급격히 넓어지고 있는 양자컴퓨터 역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다. 양자컴퓨터는 교통량과 교통신호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교통 혼잡을 줄여주기도 하지만, 현재 디지털 암호체계를 순식간에 뚫을 정도로 사이버 보안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양자컴퓨터 클러스터에는 양자컴퓨터 칩을 만드는 아이온큐를 함께 창업한 듀크대 김정상 교수와 크리스토퍼 먼로 교수 등이 참석해 '양날의 검'이 된 양자컴퓨터의 현재 기술과 미래 전망을 살펴본다.
무병장수는 영원한 인류의 꿈이다. 바이오 클러스터에선 노화 속도를 늦추는 안티에이징을 넘어 생체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젊음을 되찾으려는 '리버스에이징(Reverse-aging)' 기술을 소개한다.
[이영욱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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