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사르 감독 "VNL 수준 못 미치는게 한국 배구 현실"

세사르 감독이 이끄는 한국, VNL 2회 대회 연속 전패로 마감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일 경기 수원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VNL 3주차 대회한국과 중국과의 경기, 한국 세자르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협회 제공) 2023.07.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김주희 기자 = 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회 대회 연속 전패의 참담한 현실과 마주했다.

한국은 2일 경기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FIVB VNL 폴란드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23-25 25-18 16-25)으로 졌다.

3주 차 마지막 경기였던 이날까지 패배를 당하면서 한국은 12전 전패로 올해 VNL을 마감했다. 지난 대회에서도 12전 전패를 당했던 한국은 2년 연속 승점 0의 악몽을 썼다.

한국은 이날 폴란드에 맞서 1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이내 흐름을 내줬다. 이어 2, 3세트에서 흔들리며 이번 대회 9번째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세사르 감독은 "신체적으로 강하고, 1위를 하고 싶어하는 전력적으로 강한 팀을 만났다. 2세트 초반까지 잘 싸웠는데 한 시점에 무너졌고, 상대는 그 레벨을 잘 유지하며 달아났다"고 복기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시도하기로 약속한 부분을 선수들이 시도했고, 잘해줘서 기뻤다. 결과는 졌지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일 경기 수원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VNL 3주차 대회한국과 중국과의 경기, 한국 세자르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한국배구협회 제공) 2023.07.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은 튀르키예에서 열린 대회 1주 차에서 전패를 당했고, 브라질로 이동한 대회 2주 차에도 패배만 쌓았다.

안방인 한국으로 돌아와 치른 불가리아(1-3), 도미니카공화국(0-3), 중국(1-3), 폴란드(0-3)와 경기에서도 모두 패했지만 이전보다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세사르 감독은 "VNL 3주 차 마지막 3경기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이 기세로 몰아붙였다면 불가리아전도 이겼을 텐데 기회를 잡지 못한 게 내 잘못인 것 같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이번 주에는 김다인이 주전 세터로 들어왔는데 경기 운영, 호흡에서 긍정적 측면을 많이 확인했다"고 짚었다.

한국 여자배구는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뤄냈지만 이후 베테랑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이 대표팀에서 은퇴하며 국제무대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세사르 감독 부임 후 VNL 2회 대회 연속 전패는 한국 배구의 위치를 보여준다.

세사르 감독은 "VNL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게 한국 여자배구의 현실이다. 국제 배구는 더 빨라지고, 강해지고 있다"며 "한국은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며 발전시키는 과정 중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세대교체는 당장 결과를 내기 어려운 부분이다. 세사르 감독은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이 이런 환경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 8월 재소집 때는 이미 이런 환경에 익숙해져 결과를 보여주는 데까지 시간이 줄어 우리 배구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계속 지면 동기를 잃을 법도 한데 포기하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끈기있게 하면 8월 소집 이후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 간 승리는 없었지만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으로는 수비를 주목했다. "대개 내 지인들이지만 스테파노 라바리니 폴란드 감독 등 다른 대표팀, 해외 팀들의 감독이 작년과 비교해 더 좋은 배구를 하고 있다고 평한다"며 "수비를 잘해나고 있지만 배구는 공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공격성공률을 40% 이상 끌어 올리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짚었다.

VNL은 아쉬운 결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올해 아시아선수권,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들이 아직 더 남아있다.

세사르 감독은 "선수들이 팀에 복귀해 컵대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컵대회를 계속 체크할 계획이고, 준결승과 결승은 현장에서 지켜볼 생각"이라며 "아시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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