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조 속 바닷물’ 마신 與… “똥 먹을지언정 오염수 안 먹는다”는 野

김승환 2023. 7. 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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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 논쟁은 결국 여론전으로 치닿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기재위 소속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김영선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 횟집에 앞에서 "이 물 먹어도 되는 것 아니냐"며 수조 속 바닷물을 손으로 떠서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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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전으로 치닿는 여야 오염수 논쟁
합리적 토론 빠진 채 막말·쇼로 경쟁
민주당, 주말 장외집회서 말장난 쏟아내
“오염수, 너나 마셔” “네들이 물 맛을 알아”
국민의힘은 상임위별로 횟집 투어 중
‘수조 물 먹방’ 논란도
여야, 서로 “선전·선동” “코미디” 비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 논쟁은 결국 여론전으로 치닿는 모양새다. 일반 대중에 보다 효과적인 메시지를 내는 데 치중하다보니 합리적 토론보다는 ‘쇼’나 ‘막말’만 넘쳐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비아냥과 말장난을 쏟아냈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조 물을 마셨다. 김영선 의원실 제공
당 경기도당위원장인 임종성 의원(경기광주시을)은 시도당위원장 인사에서 “저는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 먹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호 의원(서울 서대문구을)도 이어 “친일정권 매국정당 반드시 타도하자”고 외쳤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 인사 차례에 나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그렇게 깨끗하면 너나 마셔”라는 구호를 외쳤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다”며 “네들이 물 맛을 알아”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요즘 국민의힘 의원들이 횟집 물을 떠먹는 일을 빈번하게 하고 있다”며 “제 정신이 아니죠”하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규탄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기도당위원장인 임종성 의원(경기광주시을)은 이날 시도당위원장 인사에서 “저는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 먹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연합뉴스
장 최고위원이 꼬집은 건 최근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횟집 수조물 먹방’ 논란이다. 국민의힘 기재위 소속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김영선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 횟집에 앞에서 “이 물 먹어도 되는 것 아니냐”며 수조 속 바닷물을 손으로 떠서 마셨다. 이오 김 의원이 “물 좀 한 번 드셔보라”고 권하자 같이 있던 류성걸 의원도 수조 속 물을 손으로 떠 마셨다.
오염수 논란에 따른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이지만 당내에서도 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의원은 “마시려면 방류 후에 마셔야지, 지금 마시는 게 의미가 있나”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2일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이와 관련해 “그런 퍼포먼스는 너무 가볍다”고 지적했다.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신원식 국민의힘 국방위 간사, 이헌승 위원이 지난 6월 2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수산물 오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별로 노량진수산시장 등을 찾아 상인들을 위로하고 횟집에서 식사하는 등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뉴스1
국민의힘은 상임위별로 노량진 수산시장과 강서공판장 등을 방문하는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수산물 소비 진작을 위한 취지라지만 야당 등에서 ‘횟집 먹방’이란 비판을 쏟아내는 중이다.

여야는 이날도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해댔다. 여당은 야당의 장외집회를 향해 “길바닥 단합대회”라고, 야당은 여당의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두고 “횟집 먹방에 이은 바닷물 먹방”이라고 조롱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어제도 길바닥에 앉아 선전 선동, 괴담 정치에 열을 올렸다”며 “민주당 집회는 ‘규탄대회’라 쓰고 ‘단합대회’라고 읽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막말 선전대회를 펼치며 개딸(개혁의 딸) 결집에 혈안이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캠페인을 두고 “급기야 수조 속 바닷물까지 마시는 쇼를 하고 있다”며 ”이런 코미디가 어디있냐”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제발 정신 좀 차리시라.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냐”며 “국민의힘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먹방쇼로 호도하지 말고 국회 청문회에 즉각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승환·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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