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 많은걸…” 용인 ‘쓰레기 산장’ 10년만에 대청소 [경기일보 보도, 그 후]

김경수 기자 2023. 7. 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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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공무원 봉사동아리 등 발벗고, 환경 개선 시작… 쓰레기 8t 수거
지역사회 합심, 20일 작업 마무리, 주민 숙원 해결… 사후 모니터링도
용인시청 자원봉사동호회, 양지면축구협회 등 자원봉사자들이 2일 용인특례시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의 한 산장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있다. 조주현기자

 

“10년 만에 주민 숙원이 해결되네요. 지역사회의 큰 관심 덕분입니다.”

2일 용인특례시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의 한 산장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 더미(경기일보 5월23일자 10면)를 치우기 위해 자원봉사자 수십명이 모였다.

양지면축구협회와 용인특례시 공무원 봉사동아리 ‘용인시청 자원봉사동호회(용자봉)’ 회원들이다. 이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주거환경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A씨(63)는 10년간 용인 일대를 돌아다니며 고철과 폐타이어 등을 모으고 집 안팎에 쌓았다. 폐기물량이 늘자 악취가 심해졌고, 못까지 박힌 목재들까지 바닥에 널브러져 큰 사고 위험에 노출돼 이웃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A씨는 처음엔 쓰레기 치우는 것을 돕겠다는 제안을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나 양지면 행정복지센터와 지인의 거듭된 설득 끝에 A씨도 쓰레기를 정리하는 데 동의하면서 이번 대청소가 이뤄질 수 있었다. 이 집에서 나온 쓰레기양은 무려 8t(1천8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봉사활동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A씨 집 앞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보자 혀를 내둘렀다. “이 많은 걸 어떻게 모으셨을까”,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놀람과 탄식의 연속이었다.

주변엔 전기밥솥과 선풍기 등 가전제품부터 벽돌과 목재, 페트병, 파라솔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가스통과 불에 취약한 종이와 비닐도 바닥 곳곳에서 발견됐다.

2일 용인특례시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의 한 산장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 더미. 조주현기자

집 안에는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쓰레기가 가득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들과 퀴퀴한 냄새 나는 이불 등 위생 상태 또한 심각해 보였다.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위 속에서 공무원들은 곧 깨끗해질 이곳을 떠올리며 역한 냄새와 모기 등의 공격에 맞서며 봉사활동에 매진했다.

쓰레기가 치워지는 모습을 본 인근 주민들은 지역사회 관심 덕에 주민 숙원이 해결됐다며 용인시 공직자들을 비롯한 자원봉사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체육진흥과 이지헌 주무관(31)은 “예상은 했지만 막상 와 보니 엄청난 쓰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래도 회원들과 네 시간 남짓 치우고 나니 처음보다 훨씬 깨끗해진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오늘을 시작으로 봉사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곳을 예전의 깨끗한 마을로 되돌려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근희 양지면 맞춤형복지팀장(45)은 “주민들이 많이 힘드셨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관심을 두신 덕에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특히 지역 단체와 시가 한뜻으로 협력해 의미가 더욱 크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정리를 마친 뒤 청소용역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오는 20일께 최종 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지면은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A씨 주거 상태를 정기 점검한다. 또 A씨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위해 필요 시 심리치료 또는 건강 전문기관과 연계해 상담 및 치료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김경수 기자 2k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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