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우, ‘10번 홀 이글’ 앞세워 짜릿한 역전승, 데뷔 첫 승 감격

김도헌 기자 2023. 7. 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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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 10번 홀.

217m를 남겨두고 친 세컨 샷은 홀컵 3.5m옆에 멈췄다.

첫 우승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숲 속으로 향했다.

레이업 뒤 핀이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컵 2m 옆에 세워 귀중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사실상 우승은 여기에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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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2년 차 고지우가 2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CC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에서 생애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고지우. 사진제공 | KLPGA
파5 10번 홀. 217m를 남겨두고 친 세컨 샷은 홀컵 3.5m옆에 멈췄다.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단숨에 2타를 줄이며 합계 12언더파, 1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5번(파4) 홀에선 10m 퍼트를 홀컵에 떨구며 버디를 낚았다. 2타 앞서 있던 16번(파4) 홀. 첫 우승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숲 속으로 향했다. 위기였다. 프로비저널 볼(잠정구)을 치려던 순간, 다행히 ‘볼이 살아있다’는 신호를 받았다. 레이업 뒤 핀이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컵 2m 옆에 세워 귀중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사실상 우승은 여기에서 결정됐다.

투어 2년 차 2002년생 고지우가 감격적인 생애 첫 승 기쁨을 누렸다. 2일 강원 평창군에 있는 버치힐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총상금 8억 원) 3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를 치고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을 획득했다.

선두 송가은에 4타 뒤진 6위로 챔피언조 바로 앞 조에서 3라운드를 시작한 고지우는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전반에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고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다 10번 홀 이글로 단번에 리더보드 최상단을 꿰찼다. 13번(파4) 홀에 이어 15번 홀 버디로 2위 송가은에 2타 차로 달아났다. 16번 위기 상황을 잘 버텨낸 뒤 17번(파3) 홀에서도 티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4m 파 퍼트를 성공시키는 뚝심도 보여줬다.

루키인 동생 고지원과 함께 친자매 골퍼로 유명한 고지우는 지난해 336개로 ‘최다 버디’를 기록하며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올랐던 주인공. 기존 최고 성적은 올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기록한 단독 2위였다.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면서도 종종 최종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뒷걸음질을 쳤던 고지우는 지난주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공동 6위로 상승세를 탄 뒤 자신의 44번째 대회에서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우승 확정 뒤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는 고지우. 사진제공 | KLPGA
어렸을 때 제주에서 체육관을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합기도와 공수도 유단자이기도 한 그는 “믿기지 않고, 떨리지만 첫 우승이 나와 정말 기쁘다”면서 “오늘 경기 전 핀 위치를 보고 ‘스코어 줄이려고 하다가 가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버디를 잡으려고 생각을 안 했는데, 오히려 기회가 왔고 퍼터가 떨어지며 흐름을 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루키라서 그런지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했는데, 올해는 한 번 더 생각하며 플레이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향인 제주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 한국 메이저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언젠가 미국 무대에 진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선주와 이제영이 각각 3타, 2타를 줄이며 나란히 합계 11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송가은은 1타를 잃어 10언더파 4위로 밀렸다.

평창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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