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워 앉아서 게임만 하는 청소년들 … 어른 되면 '염증' 시달릴수도
신체 활동 부족해 만성염증 유발
걷기 등 가벼운 활동 늘어날수록
염증 발생 빈도와 정도 줄어들어
2021년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70세 이상을 제외하고 나이가 어릴수록 하루 평균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19~29세는 9.7시간, 30~39세는 9.0시간, 40~49세는 8.6시간, 50~59세는 8.4시간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18세 이하 연령층이 주로 학생들이고 학업을 위해 학교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연령대들의 앉아 있는 시간이 가장 길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과 핀란드 과학자들은 지난달 16일 아동기와 청년기 때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성인 때 발생하는 염증의 빈도가 잦아지고 상태도 악화된다는 분석을 국제학술지 '임상 내분비 및 대사 저널'에 공개했다. 어릴 때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나이가 들었을 때 건강이 더 나빠진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청소년 80% 이상이 하루 권장 신체활동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신체 활동량 부족으로 2030년까지 약 5억건의 심장병이나 비만, 당뇨, 기타 비전염성 질병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70억달러(약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체 활동량 부족이 만성 저등급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저등급 염증은 낮은 수준의 염증 반응이 신체에서 지속해서 발생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통증 과민성을 일으키고 근육세포들의 기능과 면역세포 활성도를 저하시킨다.
심혈관이나 신경 및 근골격계 질환, 암 등 여러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경우 혈관 손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브리스틀대와 엑서터대, 핀란드 동핀란드대 연구팀은 실제 이 같은 문제점들을 13년간의 추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11세 아동 792명을 24세까지 관찰했다. 11세와 15세, 24세 때 각각 앉아 있는 시간과 체내 만성 저등급 염증 발생 간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만성 저등급 염증 정도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 혈압이 상승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성 저등급 염증 발생을 줄이는 방법은 간단했다. 걷기나 서 있기 등의 가벼운 신체활동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염증 발생의 빈도나 정도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빠르게 뛰기 등의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는 것보다 더 효과가 높았다. 연구팀은 "가벼운 신체활동이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는 것보다 염증 발생 빈도나 정도를 줄이는 데 약 3배 더 효과가 좋았다"며 "어릴 때 행하는 가벼운 신체활동의 효과를 장기간 추적을 통해 알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벼운 신체활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체지방량을 줄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체지방량이 증가하면 가벼운 신체활동을 통한 염증 감소 효과가 약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체지방량이 염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앤드루 아그바예 동핀란드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낮은 수준의 염증이 악화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그러나 가벼운 신체활동이 앉아 있는 시간의 부작용을 막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숨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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