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K리그1 데뷔' 이승준이 친형 이태석에게..."공을 많이 줬으면 좋겠어!"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K리그1 데뷔전을 치른 이승준이 형 이태석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FC서울은 1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0-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9승 6무 5패(승점 33)로 리그 3위에, 대전은 7승 7무 6패(승점 28)로 리그 6위에 머물게 됐다.
홈팀 서울은 4-1-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일류첸코, 나상호, 팔로세비치, 이승모, 임상협, 오스마르, 박수일, 이한범, 김주성, 이태석, 백종범이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라인업 시트에 새로운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바로 이승준이다. 이승준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멤버 중 한 명인 이을용의 둘째 아들이다. 이미 서울 좌측 수비를 담당하는 이태석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두 살 터울 형 이태석은 이미 2021시즌 데뷔를 이뤄냈다. 형과 같이 오산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승준은 지난해 겨울 우선 지명으로 서울에 입단했다. 이을용부터 이태석, 이승준 삼부자가 서울 유니폼을 입게 됐다.
프로 데뷔전은 지난 4월이었다. 이태석은 '2023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김포FC를 상대로 서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차출돼 3경기를 뛰며 팀의 4강에 일조하기도 했다.
대전전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승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안익수 감독은 후반 39분 팔로세비치를 불러들이고, 이승준을 투입했다. 이승준은 짧은 시간을 소화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팀은 0-0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승준은 "훈련장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게 경기장에서 나온 것 같아서 조금 뿌듯하다. 아직 더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솔직히 (경기에 나설지) 예상 못 했다. 워낙 경기도 저희 팀이 정말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고 그리고 더 높은 순위로 가기 위해서 감독님이 선택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안익수 감독님의 전술 지시도 있었다. 이승준은 "지금 상대 선수들이 지쳐서 제가 아무래도 기술력 있는 선수다 보니까 가서 들어가서 열심히 하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라고 하셨다"라면서 "관중이 많이 왔다고 긴장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최대한 후회 없이 뛰고 나오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경기 도중 매너볼 실수도 있었다. 후반 43분 김주성이 볼 경합 과정에서 쓰러져 대전이 공을 밖으로 내보냈다. 이후 재개된 플레이에서 박동진이 대전 쪽으로 던지기를 했다. 하지만 이승준이 갑작스럽게 대전 수비에게 향한 공을 탈취해 공격을 펼쳤다. 안톤의 수비로 상황은 넘어갔다.
해당 장면에 대해 이승준은 "팬분들도 많이 오셨고, 워낙 정신도 없었고 제 생각이 앞서서 저도 모르게 수비를 하러 간 것 같다. 팬분들과 상대 선수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톤과의 경합에 대해서는 "경기 끝나고 무서워서 말을 걸지는 않았다. 그때 당시에는 대전 볼인데 저보고 왜 시작하냐고 해서 그때 알고 머리 숙이고 있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알게 모르게 친형 이태석이 의지됐을 것이다. 형과 함께 뛰니 어떤지 묻자 이승준은 "그냥 그랬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서 얼마나 더 많은 경기를 뛸지 모르겠지만 더 좋은 모습 보여서 같이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형과 경기 종료 후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그냥 고생했다고 그런 말을 했다. 평소에 대화가 별로 없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형보다 자신이 더 나은 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이승준은 "태석이 형 보다 제가 이제 볼 소유 능력이나 아무래도 센스적인 패싱 능력 이런 거 제가 더 뛰어나고 생각하고 있다"며 형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볼을 많이 줬으면 좋겠다. 믿고 잘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취재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사진=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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