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인종차별'…나가려는 마크롱도 붙잡은 佛 거센 시위
경찰 4만5000명 동원 주말 새 1700명 체포,
쇼핑몰 10곳·은행 250곳 피해 등 폭력성도…
"마크롱 '노란조끼' 후 최악 위기, 외교도 흔들"
지난 3월 '연금개혁 반대 시위'로 진통을 겪었던 프랑스가 3개월여 만에 또 대규모 시위에 직면했다. 프랑스 당국이 전국 주요 지역에 수만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는 등 시위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폭동은 여전하다.
시위대 규모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나엘의 장례식이 있었던 지난 1일과 2일 새벽 사이 프랑스 전역에서 1700명 이상이 폭력 시위 가담 혐의로 체포됐다. 나엘이 사망한 이후 지금까지 체포된 인원은 약 2800명에 달한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1일에는 1300명가량 체포됐으며, 구금된 이들 중 30%는 18세 미만이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7일 파리 인근 교외에서 북아프리카 알제리 출신의 17세 소년 나엘이 현지 경찰의 총격에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사망한 소년 나엘은 파리 서부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다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당시 장면이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이번 일은 미국에서 2020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비교되기도 한다.
일부 프랑스인들은 경찰의 '인종차별'이라고 크게 반발하며 대규모 폭력 시위에 나섰다. 나엘의 어머니는 프랑스 5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랑스 경찰 전체에 분노한 게 아니라 아들을 총살한 경찰관에게 화가 난 것이다. 아랍인 같은 용모를 가진 아이라고 해서 당장 죽이려고 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브루노 르 메르 프랑스 경제·재무부 장관은 "(폭력 시위로) 쇼핑몰 10개, 슈퍼마켓 200개 이상, 은행 지점 250개 등이 공격받거나 약탈당했다. 이처럼 전국에 걸친 폭력과 약탈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개월간의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서 벗어나려 했던 마크롱 대통령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프랑스 경찰의) 알제리계 10대 소년 살해는 프랑스가 법 집행에서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의 심각한 문제를 진지하게 해결해야 할 순간(임을 보여준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리정치대학의 브로노 코트레스 연구원은 "연금개혁 위기에서 벗어나 내각 개편으로 이번 여름을 순조롭게 보내려던 마크롱 대통령에게 이번 폭동은 '매우 나쁜 소식'"이라며 이번 폭동이 내년에 예정된 2024년 파리올림픽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나엘에게 총격을 한 경찰관은 현재 자의적인 살인 혐의로 구금됐으며 강력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화사, 12세 연상과 열애설 침묵→"폭풍 무섭지 않아" 싸이와 새 출발 - 머니투데이
- 진범이 감옥에 있었다…'화성 연쇄살인' 엉터리 수사, 억울한 누명[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 "아들 넷 연예인 집, 밤마다 우는소리"…정주리, 벽간소음에 사과 - 머니투데이
- 편승엽 전처가 폭로한 '가정폭력' 의혹…딸들 "아직도 억울해" - 머니투데이
- 김종민, 현영과 열애 시절 언급…나영석 PD "마음 힘들게 열었는데…" - 머니투데이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
- '기적의 비만약' 상륙에 주가 살 찌우더니…이 종목들, 지금은? - 머니투데이
- 안개 낀 주말 아침 날벼락…삼성동 아파트 충돌한 '헬기' [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 [르포]과수원 주인 졸졸 따르다 300kg 번쩍…밥도 안 먹는 '막내'의 정체 - 머니투데이
- 베트남 가서 맥주만 마셨을 뿐인데…정일우에게 일어난 일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