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반도체 대중수출 추가규제?···K반도체 여파는

강민경 2023. 7. 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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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AI반도체 미래전략 세워야
AI시장 침체가능도…HBM 등 타격우려
/그래픽=비즈워치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를 위한 추가 조처를 검토 중이다.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질 모습이다. 

추가규제는 이르면 7월중 발표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향후 AI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수익성 제고를 꾀하겠다는 양사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사양’ AI 반도체도 중국 수출길 막히나

미국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 수출하는 AI 반도체에 대한 강화된 수출 통제안을 7월중 발표할 전망이다. 

이 경우 지난해부터 대중 수출이 금지된 고사양 AI 반도체뿐 아니라 규제를 피해 성능을 30% 가량 낮춘 저사양 제품 수출도 막힐 수 있다. 

미국 상무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주요내용.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이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며,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에 관련 제품의 중국 수출을 금지시켰다. 

‘GPU’는 챗GPT 등 생성형 AI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칩이다. 엔비디아와 AMD는 전 세계 GPU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는 당시 엔비디아 주력 제품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의 대중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AMD의 동급 GPU에도 같은 제한을 내렸다.

이후 개별기업에서 산업 전반으로 통제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AI와 수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첨단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잠정 규정을 잇따라 발표했다.

7월초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추가규제에서도 대상 업체는 엔비디아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A100 칩을 수출할 수 없게 되자 저사양 칩 A800을 개발해 중국에 팔아왔다. 미국 정부는 해당 제품도 중국의 기술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수출통제를 강화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AI 반도체 생산할 한국, 대안 마련해야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 움직임에 따라 AI 반도체 산업 전반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반도체 매출 비중이 큰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되면 수요가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지금 당장은 AI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지만, 향후 생산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등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미국 마이크론 10% 순이다.

HBM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강화한 고성능 D램으로, 현재 HBM의 주 수요처는 AI 시장이다. 때문에 AI 반도체 시황이 침체 될 경우 양사의 실적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양사 모두 메모리 반도체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AI 반도체를 낙점한 상황이다. 아직 초기 단계인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허 및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기업이 AI 반도체를 생산할 땐 이러한 미국발 규제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대안 마련을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의 AI 반도체 대중 수출규제가 강화될 경우 한국 기업에게 미칠 파장은 엔비디아 등 대비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며 “다만 이는 기술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AI 반도체 관련 기술이 아직 초창기여서 생산하지 않기에 단기적 관점에서의 진단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있어 근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기 때문에 몇 년 후 한국 기업이 AI 반도체를 생산할 땐 이러한 미국발 규제에서 오는 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독립적인 반도체 강국으로 가기 위해선 기술력을 높여 자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술력은 수익성과 별개의 관점에서 공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있어 AI와 양자 컴퓨팅 등 고급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술력 향상은 어느 경우에서든 필수적인 일이고, 국제 정세에 기인한 수익성 위기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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