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졸라 살해”...생후 5일 만에 숨진 영아 유기한 거제 부모 ‘살인 혐의’로 구속

엄마 총 출산 4번...입양 보낸 2명 안전 여부 확인 중

경남 경찰이 생후 5일 된 아이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거제 한 야산을 수색 중이다. 이후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살해해 하천에 유기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남경찰청

출생 신고도 되지 않은 채 생후 5일 만에 숨진 영아를 경남 거제의 야산에 유기한 부모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당초 경찰 조사에서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죽었다”고 했지만, 추후 조사에서 “아이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하면서 경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또 아이의 엄마에게 총 4번의 출산 기록이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입양을 보냈다는 아이들에 대한 안전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남경찰청은 “사실혼 관계인 30대 여성 A씨와 20대 남성 B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이날 오후 창원지법 통영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고,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 5일 거제의 한 산부인과에서 남자 아이를 낳은 뒤 집으로 데려와 제대로 돌보지 않아 나흘 뒤 숨지자 그 시신을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아이는 출생 신고와 사망 신고가 되지 않았다. 숨진 아이의 존재는 A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인 경남 고성군 공무원들이 출산 기록을 근거로 아이의 소재를 찾다가 확인했다.

경남 창원시 경남경찰청 전경./경남경찰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처음엔 “아이를 입양보냈다”고 하다가 거듭된 추궁에 “아이가 이미 숨졌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경찰은 A씨 등이 출산한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제대로 돌보지 않아 그 아이가 숨지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또 A씨 등의 진술에 따라 아이를 유기한 것으로 지목한 야산을 수색했다.

하지만 이후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며 “화장을 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생각하고 아이를 묻어 유기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었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당초 아이를 입양 보낼 계획이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계속된 아이 시신 수색에도 발견되지 않아 경찰이 이들 부모를 추궁했고, A씨 등은 다시 “야산이 아닌 하천에 버렸다”고 진술을 바꿨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집 안에서 “목 졸라 살해했다”는 취지로 자백했다고 한다.

사실혼 관계의 남편 B씨는 무직이고, A씨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태로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가족들이 알게 될 경우 “헤어지라”고 할까 두려웠다는 것이다.

특히 A씨는 총 4차례의 출산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3명으로 이야기했다가 경찰 조사에서 1명이 더 확인된 것. 2010년생으로 추정되는 아이는 “해외로 입양했다”는 A씨 진술에 따라 경찰이 사실 확인 중에 있다. 2012년생 아이는 현재 A씨 친정에서 양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가 “입양보냈다”고 주장한 2017년 출생아의 경우 경찰은 국내 입양된 것으로 보고, 아동권리보장원에 입양 사실 여부 등을 확인 중이다. 2022년생 아이는 A씨가 현 남편인 B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부부가 살해했다.

경찰은 A씨 등이 아기를 유기했다고 밝힌 하천변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제 앞바다에서 영아 시신이 발견된 적이 있는지, 해경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천이 바다와 연결돼 있어 시신이 바다로 유실됐을 가능성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