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의대 졸업생 의사고시 자격없다” 소송냈지만… 법원은 ‘각하’

국내 한 의사단체가 헝가리 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국내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각하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뉴스1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가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외국대학 인증요건 흠결확인 소송을 각하했다.

이 사건은 국내 의대를 나오지 않고도 의사가 될 수 있는 방법 중 헝가리 의대 유학이 주목받으며 불거졌다. 현행 의료법은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해외 학교를 졸업한 뒤 외국에서 의사 면허를 받으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헝가리 4개 의대는 모두 복지부가 고시한 인정 기준에 따라 의사 국가시험 자격을 받는 외국 대학에 포함됐다.

공의모는 이들 학교가 모든 정규 과목 수업을 헝가리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냈다. 공의모는 ”헝가리 의대는 입학 자격‧입학 정원‧졸업 요건 등에 대한 학칙도 갖추지 않아 복지부의 인증 기준에도 못 미친다”고 했다. 또 “헝가리가 한국 유학생들의 헝가리 내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의사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며 “국내 의대 졸업생은 수련과 전공 선택의 기회를 침해당하고 취업에서도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의모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당사자가 아니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은 행정청의 처분 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이 아니어서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다.

공의모는 앞서 “헝가리 의대 진학은 ‘한국의사의 꿈’과 ‘의사인 부모님의 병원을 물려받는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