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태양광 시설 가렸다고…70대 이웃 살해한 40대에 징역 26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법원 법정내부. 연합뉴스

옆집 복숭아나무가 자기 집에 설치한 태양광 시설을 가린다는 이유로 이웃을 잔혹하게 살해한 40대가 징역 26년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 조영기)는 살인·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자신의 배우자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C 씨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가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점 등으로 심신 미약을 주장하고 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사건 당시 의사 결정할 능력이 미약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만 수년 전부터 갈등이 있었던 점과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지난 4월 3일 강원 철원군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이웃 주민 70대 B 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이를 말리는 B 씨의 아내 C 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0.08% 이상) 수치를 웃도는 0.10%에서 승용차를 몰고 달아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범행 발생 수년 전부터 자기 집 지붕에 있는 태양광 시설이 B 씨 밭에 있는 복숭아나무에 가려 제대로 충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툼을 벌여왔다. 범행 당일 술에 취한 A 씨는 B 씨에게 욕을 하며 나무를 자르라고 말했고, B 씨가 자리를 피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