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정재준 '조명업체' 소룩스 최대주주 등극, 우회상장 가시화?

박미리 기자 2023. 7. 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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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바이오 정재준, 소룩스 최대주주·대표이사 등극
소룩스, 537억원에 아리바이오 지분 9.96% 인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사업목적에 추가
한국거래소, 소룩스 거래정지 조치…"우회상장여부 및 요건충족 확인"

경구용 치매치료제 개발회사인 아리바이오의 정재준 대표가 조명업체 소룩스의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에 올랐다. 같은 날 소룩스는 아리바이오 최대주주에 올랐고 거래가 정지됐다. '우회상장'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단 한국거래소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아리바이오의 우회상장 추진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다만 아리바이오에선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2일 소룩스는 최대주주가 김복덕(지분율 23.34%) 대표에서 정재준(25.69%) 아리바이오 대표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또 같은 날 소룩스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과 함께, 정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공시했다. 주총 이후에는 이사회를 열어 정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소룩스 소유와 경영이 모두 정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 5월 15일 김복덕 전 소룩스 대표와 경영권 및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김 전 대표가 300억원에 소룩스 보통주 100만주와 경영권을 정 대표에 양도하는 계약이다. 이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정 대표는 5월 15일 30억원, 지난달 29일 270억원을 납입해 거래를 마무리했다.

눈에 띄는 점은 같은 날 소룩스도 아리바이오 지분 9.96%를 인수했단 사실이다. 소룩스는 정 대표 지분 4.19%, 정 대표와 아리바이오를 공동 창업한 성수현 전 대표 지분 5.14%, 산업은행 지분 0.63%를 총 537억6000만원에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대상자별로 정 대표 226억3810만원, 성 전 대표 277억6190만원, 산업은행 33억6000만원이다.

이로써 정 대표는 소룩스 지분 25.69% 인수에 들인 300억원 중 226억3810만원을 아리바이오 지분 일부(6.78% 중 4.19%) 매도로 회수하게 됐다. 성 전 대표는 지분 전량을 매각함으로써 13년 만에 아리바이오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게 됐다. 산업은행도 이번에 소룩스에 아리바이오 지분 전량을 매도했고, 전환사채 투자를 감안하면 8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일련의 거래들로 아리바이오 우회상장 추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도 지난달 30일 아리바이오 거래를 정지했다. '우회상장 여부 및 요건 충족 확인'이 정지 사유다. 한국거래소는 일단 소룩스에 사실확인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아리바이오의 우회상장 추진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그 동안 이 회사가 증시 입성에 어려움을 겪어와서다. 아리바이오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해왔지만, 이를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2018년, 2022년에 이어 올해 3월까지 세 번 탈락했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기술성 평가기관 2곳에서 A, BBB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우회상장은 비상장기업이 공모주 청약 등 정식 절차를 밟지않고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다. 대개 기존 상장사와 합병 후 경영권을 넘겨받아 상장하는 방식을 취한다. 정 대표의 소룩스 주식 및 경영권 양수 결정 소식이 전해진 때부터 아리바이오가 우회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 이유다. 조명업체인 소룩스가 치료제 개발을 사업목적에 넣고 아리바이오 지분을 인수한 것도 이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아리바이오에선 여전히 우회상장 추진에 선을 긋고있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정 대표의 소록스 지분 인수와 소록스의 아리바이오 지분 투자는 양사 간 협업을 통해 신규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려는 목적"이라며 "우회상장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어 "소룩스에선 새 활로로 바이오 및 바이오 관련 의료기기를 택한 뒤 현재 글로벌 3상에 진입해있는 아리바이오의 성장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며 "빠른 시일 내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치매치료 보조제로 개발 중인 '치매 전자약' 중 빛을 이용한 치료와 관련해 소룩스가 가진 기술을 활용,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찾는 식이다.

물론 아리바이오의 우회상장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단 시각도 있다. 양사 합병은 양사 주주총회, 이사회 등 승인을 받아야하는 사안인데, 아리바이오 소액주주 지분울은 3월 말 71.12% 소룩스는 52.52%다. 우회상장 심사도 2011년 이후 강화됐다. 우회상장 후 상장폐지되는 기업들로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면서다. 현재는 우회상장이 신규 상장 심사와 비슷한 기준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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