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사 탄핵’ 청원 5만명 넘어…개딸들 “이재명 나서라”

박상기 기자 2023. 7. 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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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지난 2월 1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당 역량을 총동원해 대대적 규탄에 나선 것이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검사 탄핵 요구’ 청원이 당 답변 기준인 ‘5만명 이상 동의’를 넘었다. 지난달 1일 올라온 검사 탄핵 요구 청원은 이번달 1일까지 한달 동안 5만5275명이 동의했다. 민주당은 청원 게시판을 통해 “답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이 주도해 검사 탄핵 소추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탄핵 대상은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이른바 ‘보복 기소’한 검사 1명, 라임 사건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검사 3명 등 총 4명이다. 헌법상 검사 탄핵 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에 참여해야 한다. ‘3분의 1 이상’ 요건을 채우려면 최소 100명이 필요하다.

이에 청원자는 “김 의원이 의총에서 검사 탄핵 얘기를 자주 말한다고 들었는데 왜 민주당 의원들이 동참을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고 청원 취지를 밝히면서 “검사 탄핵 발의하는데 100명 이상 국회의원이 동참해야 가능하다고 하니 잘 싸우고 계신 김용민 의원의 발의안에 민주당 의원들이 동참해 민주당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민주당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 당의 공식 답변을 받으려면 한달 안에 동의 5만명을 넘어야 한다. 검사 탄핵 요구 청원은 지난달 1일 올라왔고, 한달 기한을 다 채운 지난달 30일 5만명을 넘었다.

민주당혁신행동이 지난달 7일 국회에서 검사 파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현 정부가 주요 기관에 친윤 검사를 파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

5만명을 넘기기 위해, 막판 강성 지지층과 이른바 ‘개딸’들의 청원 독려가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한달 시한 종료를 앞두고 “(5만 명까지) 현재 0000명 남았다”, “이제 고지가 보인다”며 청원에 동참하라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당원 전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올라왔다. 마침내 청원이 5만명을 넘자 “다들 고생하셨다”, “우리 모두의 승리” “울고 싶다”는 감격의 글이 올라왔다.

김용민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검사 탄핵 소추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60여명 정도다. 김 의원이 탄핵에 동참해달라며 각 의원실에 편지를 보낸 게 지난달 5일이다. 청원 동의 5만명을 채워 감격한 지지자들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한달 동안 소속 의원 167명 중 탄핵에 참여한 의원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

100명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민주당 지도부가 검사 탄핵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가 연일 검찰 수사가 정치적이고 편파적이라 비판하고 있지만 검사 탄핵은 말하고 있지 않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민주당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들과 김 의원이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검사 4명은 전혀 다른 사람”이라며 “검찰의 정치 수사와 검사 탄핵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민주당이 탄핵을 강행하면 민주당이 검찰에 화풀이하고 보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을 시도한 뒤 거부당하자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연일 검사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혁신의 핵심은 검사 탄핵 소추”라고 재차 말했다. 강성 지지층은 연일 지도부의 참여를 요구 중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검사 탄핵을 요구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당원은 “검사 탄핵에 참여 안 한 의원들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당원은 “당대표는 검사 탄핵 하자고 못하느냐”라며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비명계 눈치만 볼 거면 왜 (당대표) 하느냐”고 했다. 이 대표가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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