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기현 ‘마약도취’ 발언에 “귀 씻고 싶은 심정”

민주당 “尹정권 들어 막말 인플레이션 심해져”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2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을 향해 '마약에 도취된 것 같다'고 말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할 말을 한 것"이라며 극명한 입장 차를 이어갔다.

2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귀를 씻고 싶은 심정"이라며 "김기현 의원은 집권 여당의 대표다. 극우 유튜버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1일) 울산시당 당 소속 선출직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노란봉투법,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등을 강행처리한 것을 두고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어떻게 여당 대표가 정치인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회의 신뢰를 땅바닥에 내팽개치는 수준의 막말만 골라서 하는지 기가 막힌다"며 "불구대천지원수를 대하는듯한 저주의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데 여당 대표가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이렇게까지 떨어뜨려도 되나. '불치의 질병에 걸렸다'는 극언이나 '마약에 도취됐다'는 막말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참으로 가볍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 들어 막말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말을 너무 거칠게 하니 김기현 대표와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어떻게 공당의 대표가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나. 믿겨지지 않는 발언이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어 "김 대표에게 엄중한 사과를 촉구한다"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고 야당을 향해 '마약에 도취됐다'고 하는게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질타에 국민의힘은 "할 말을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과를 해야하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반박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반국가적 선동으로 수산업자, 횟집, 젓갈집 사장님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민주당이 후쿠시마 선동행위, 괴담 정치에 대해서 사과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개각과 관련한 민주당의 비판을 두고 "지난 정부에서 편향적인 인사를 했던 것을 잊어버린 것 같다"며 "캠코더 인사, 캠프, 코드 인사 등을 했던 게 지난 정부다. 내로남불 발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