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美 휴미라 시밀러 시장 열린다…삼성에피스·셀트리온 도전

박미리 기자 2023. 7. 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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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제품 허가 획득…7월에만 7곳 출시 예정
PBM 1곳서 등재 누락 우려 나왔지만…
고농도, 구연산염 제거 등 제품 경쟁력 앞서

1일(현지시간) 연 24조원 규모의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첫 주에만 국내외 회사 6곳이 제품 출시를 예정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2개사는 고농도, 구연산염 제거와 같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중이다.


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전날(현지 시간) 저녁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하드리마'를 출시했다.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전 세계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이다. 작년 매출만 212억3700만달러(27조4100억원)이며,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작년 비중 88%) 미국 내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날부터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열리게 됐다. 유럽은 2018년부터 열렸다.(다만 암젠은 애브비와의 선제적 합의를 통해 지난 1월부터 미국에 제품(암제비타)을 판매하기 시작함)

이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는 회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베링거인겔하임(제품명 실테조), 화이자(아브릴라다), 코헤러스(유심리), 프레제니우스카비(아이다시오) 등 5곳이다. 셀트리온(유플라이마)와 비아트리스(훌리오)도 각각 7월 초, 7월 31일을 예정일로 밝힌는 등 이달에만 총 7개 제품이 시장에 출격한다. 9월 30일이 예정일인 산도즈(하이리모즈)까지 올해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만 9개(허가 기준)에 달한다. 거대시장을 사로잡기 위한 이들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눈 여겨볼 점은 국내회사 2곳이 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다. 이들은 최근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한곳인 옵텀Rx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등재 제품에서 제외돼 경쟁에 뒤쳐질 수 있단 우려를 받았다. 미국은 사보험 위주 시장으로 PBM 보험 등재가 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휴미라 PBM 시장은 CVS케어마크(33%)와 익스프레스 스크립트(24%), 옵텀Rx(22%) 등 3개 대형 PBM이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는 구조다. 따라서 이들 약제 목록에 등재되면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회사들은 시장 우려가 과도하단 입장이다. 옵텀Rx가 PBM 3곳 중에서도 가장 점유율이 낮은 데다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큰 자신감을 갖고 있어서다. 셀트리온에서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PBM 약가 등재와 관련해 시장의 오해가 있다"며 "회사는 전체 아달리무맙 시장의 40%를 대상으로 약가를 등재하는 게 목표다. 제품의 차별성과 품질 우수성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고려해 PBM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냈다.

제품도 '고농도'로 암제비타, 실테조 등 다른 제품 대비 경쟁력이 있다. 주사제인 휴미라는 저농도(50mg)와 고농도(100mg)로 나뉜다. 앞서 애브비는 오리지널 약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제형에서 용법, 용량 등을 개선한 고농도 제형 휴미라를 개발했고,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이후 휴미라 시장은 고농도 중심으로 재편됐다. 현재 휴미라는 미국시장에서 약 80% 넘게 고농도 제형으로 처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농도 허가를 받은 곳은 9개사 중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산도즈 세 곳 뿐이다.

또한 국내 두 회사는 통증 우려가 있는 구연산염 제거, 약사가 임의로 오리지널약 대신 처방할 수 있도록 자격을 주는 상호교환성(IC·대체가능) 개발을 추진 중이란 차별점도 가지고 있다. 세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진 회사는 두 곳 뿐이다.

여기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저농도' 제품에 대한 허가도 확보했다.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모든 시장을 타깃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한 것이다. 또한 오리지널 제품보다 투약 단계를 축소했단 점에서의 제품 편의성, 현재 유럽시장 1~2위인 지위에 오르기까지 축적해온 실제 보건의료 현장에서 생산된 데이터(Real World Data)의 양 등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세우는 하드리마의 강점이다. 리얼 월드 데이터가 얼마나 많은 지는 업계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다.

박상진 삼성바이오에피스 커머셜본부장(부사장)은 "미국에서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2~3년 내 시장 점유율 선두권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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