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치료 새 방향"…韓최고과학기술인상에 고규영 IBS 혈관연구단장

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2023. 7. 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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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유발 뇌척수액 노폐물 주요 배출 경로 세계 최초 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올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고규영(65)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 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훈교수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고 교수는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가 뇌 하부에 있는 뇌막 림프관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나이가 들수록 이 뇌막 림프관의 기능이 저하돼 노폐물 배출 능력이 떨어짐을 확인했다. 이전에는 뇌척수액에 녹아든 노폐물과 독성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경로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런 연구 결과는 퇴행성 뇌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에 게재돼 자주 인용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기정통부는 고 교수가 이런 연구 성과 외에도 림프관 경유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하기 위해 지방산을 핵심 연료로 활용한다는 사실과 녹내장의 발생 원인 등을 규명하는 등 선도적인 성과를 도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35명의 박사와 3명의 석사를 배출하는 등 인재 양성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연구 중심 의사과학자로서 전북대 의대에서 학사,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부교수 등을 거쳐 현재 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와 IBS 혈관연구단장을 지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고 교수는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수상해 기쁘다"며 "이제까지 같이 연구해온 연구원, 학생연구원, 국내외에 계신 동료연구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 몸에서 뇌가 가장 활동을 많이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은 만큼 노폐물과 독성물질들을 많이 생성하는데 이 배출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 난제로 남아 있었다"며 "우리 연구팀이 도전해 개가를 이룬 것인데 계속 연구를 진행해 뇌 림프관을 통해 노폐물이나 독성 물질이 원활하게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 언젠가는 치매 예방과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막 림프관을 통해 배출되는 뇌척수액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소하는데 이때 노폐물이 너무 많이 뇌에 쌓이면 치매 같은 뇌퇴행성 질환이 발생한다. 이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면 치매 방지 및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고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영장류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확증되면 환자를 대상으로도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코로나19이후 우리의 모세혈관 및 림프관 연구방향을 머리(뇌 포함)와 목 부분에 집중하고 있고, 현재 정말 흥미로운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치매치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차원의 신약이 나오도록 하고자 한다"고 향후 목표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국내 의사과학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국내 의사 13만명 중 성형이나 미용 분야에 3만명이 있는데 그것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국가 발전이나 미래를 위해서 연구해야 한다"며 "의대·치의대·한의대에 4천명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1%인 40명만 중계 연구나 기초 연구를 하면 블록버스터 약도 만드는 리더가 될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KAIST에서 1년에 의사과학자를 30명씩 배출해도 이들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교수가 된다"며 "연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병원이나 부처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위권의 의대 쏠림 및 이공계 엑소더스 현상에 대해서는 "학생 개개인의 바램보다는 사회적인 구조 때문"이라며 "삶의 격차가 좁아지고 연구하는 좋은 문화와 환경을 만들면 뜻있는 젊은이들이 모여들 것 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은 2003년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탁월한 연구성과를 이룬 과학기술인에 부여되고 있다. 올해에는 후보자 총 23명을 대상으로 세 단계의 심사 과정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 한인과학기술인대회' 개회식에서 고 교수에게 대통령 상장과 상금 3억원을 수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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