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 휴양 즐기러 왔어요”…15만명 몰려든 대천해수욕장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처음 맞이하는 여름인 2일 오후 2시쯤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은 전국에서 휴양을 즐기러 온 피서객들로 가득 찼다. 이날 보령의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넘나들었다. 해수욕장에서는 국내 뿐만이 아닌 해외에서 찾은 피서색들 또한 눈에 띄었다. 대천해수욕장은 전날 개장했다.
해수욕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 차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차들과 빠져나오려는 차들로 인해 교통이 정체되는 모습도 엿보였다.
카자흐스탄에서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붸크(24)와 쟌(19)은 “한국 여행을 가기 위해 학기 중에 한국어를 틈틈이 배워뒀다”라며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된 여행을 하지 못한 만큼 대천해수욕장에서 제대로 된 휴양을 즐기고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달간 방문할 계획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은 남은 기간동안 전국 곳곳을 돌아다닐 계획이라고 했다.
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을 상대로 수상스포츠 체험을 권유하는 장사꾼들이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제트보트 성인 3만원입니다” “튜브 싸게 빌려드립니다”라며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해수욕장에 떠 있는 드론에서는 ‘물놀이안전센터에서 알려드립니다. 수심이 깊은 곳은 위험합니다. 들어가지마세요’라는 방송이 연신 흘러나오기도 했다. 해수욕장의 안전요원들 또한 수시로 호루라기를 불어대며 피서객들의 물놀이 안전에 신경을 썼다.
충남 서산에서 놀러온 최호승씨(35)와 김수진씨(35)는 “올해 처음 휴양지로 대천해수욕장을 찾았다”라며 “아무래도 대천해수욕장이 인근이다보니 먼저 찾게 됐고, 추후 올해 여름에는 부산 해운대 등의 해수욕장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모처럼 활기를 띤 해수욕장에 인근 상인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개구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모씨(27)는 “보령에 거주하면서 여름방학때마다 조개구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라며 “최근 수년간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었는데, 이제서야 용돈벌이라도 할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제트보트 등의 수상스포츠 체험을 권유하던 박모씨(55)는 “평생 바다에서 피서객을 상대로 한 장사만을 해왔는데,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에 3년간 장사를 접었었다”라며 “그동안 가족의 일을 도우며 근근이 생계를 버텨왔는데, 이제서야 숨통이 틔였다”라고 말했다.
개장 첫날 대천해수욕장에는 15만여 명의 피서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8만3000명까지 포함한 피서객은 23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개장 첫날에 12만2300명의 피서객이 찾았었다.
보령시는 코로나가 풀린 첫 여름인 만큼 지난해보다 많은 피서객이 해수욕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해 안전 관리에 힘쓰고 있다.
충남도는 올해 공무원을 포함해 하루 평균 658명의 안전요원 등의 인력을 서해안 해수욕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수상 오토바이·트랙터 등 149대의 구조장비도 확보해 해수욕장 안전 관리를 빈틈없이 할 계획이다.
서해안에서는 지난 1일 대천해수욕장을 비롯해 만리포와 꽃지, 몽산포 등 태안지역 27곳의 해수욕장이 개장했다. 오는 8일에는 보령 무창포해수욕장과 당진 왜목마을·난지섬 해수욕장, 서천 춘장대 해수욕장 등 4곳이 추가로 개장한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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